◎학교 일 성과 못보고 떠나 아쉬워… 특별법 아직은 말할입장 아니다이수성 국무총리내정자는 15일 하오 5시 서울대 총장공관에서 보직교수들이 배석한 가운데 10여분간 간단한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을 밝혔다. 이총리내정자는 『행정가의 경험이 부족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학자로서 해오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감은.
『무겁고 착잡할 뿐이다. 학교에 남아 있는 분들과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고사입장을 밝힌 심정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께서 나를 총리로 임명한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통보는 언제 받았는가.
『오늘 낮 12시30분께 받았으며 하오 3시께 TV에 보도될 것이라는 얘기도 함께 들었다. 내 마음은 똑같은데 결정은 대통령께서 하시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자』
―총리제의를 받고 고사했는가.
『일주일전쯤 제의를 받고 지난 4일동안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평소 서울대총장으로서 교수들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갖고 있었고 서울대를 발전시키는 일을 일생의 사명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
―수락배경은.
『대통령의 나에 대한 신뢰가 상상외로 커 고사하면 결례가 되는 것 같아 수락했다. 또 막중한 임무를 회피하는 것이 비겁한 것 같아 수락했다』
―5·18과 비자금사건등으로 어수선한 정국에 총리직을 맡게 됐는데 포부는.
―『무거운 심정이다. 대단한 중압감을 느낀다. 아직은 인준이 안났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는 없다. 평소 생각한 것이 있으니 그대로 행동하겠다』
―현 시국을 어떻게 보는가.
『매우 어려운 시기임에 틀림없다. 평소 내가 살아온 길이 있고 내가 옳았다고 믿는 세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과 힘을 합친다면 어렵고 불안한 이 시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총장과 총리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총리는 내가 전혀 모르는 세계다. 총장직을 하면서 성심으로 했듯이 마찬가지로 하겠다』
―5·18 특별법 제정에 대한 입장은.
『아직은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
―직선총장 선출 1년만에 학교를 떠나게 됐는데 아쉬운 점은.
『꽤 많다. 특히 서울대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울대법 제정을 추진하는등 많은 노력을 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하고 떠나게 된 것이 아쉽다』
(이때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그동안 고사입장을 밝혔는데도 총리로 내정된 데 대해 걱정하는 말을 하자 이총리내정자는 『아버지는 괜찮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재임기간에 학생들과의 관계가 각별했는데.
『원래 학생들과의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 나아진 것은 없다고 본다』
―직선총장으로 학교를 떠나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나.
『학생들의 비판은 나에 대한 애정이다. 겸허히 받아들이겠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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