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청산 등 흔들림없는 추진 부각/총선대비 여단합·민심수습 목적도김영삼 대통령은 15일 하오 이홍구총리를 전격적으로 교체하고 후임에 이수성 서울대총장을 발탁하는 것으로 내년 총선에 대비한 여권진용 재정비의 첫 수순을 이루었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이홍구 총리의 경질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으나 결국 총리를 포함한 전면개각을 단행함으로써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쪽으로 최종결심을 한 것이다. 특히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총리내정자를 발탁한 것은 김대통령이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을 여전히 역사 바로세우기를 중심으로 한 개혁기조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이 이같은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민심수습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국민에게 안정을 심어주고자 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아야 한다. 별다른 과오가 없었는데도 1년만에 이홍구총리를 물러나게 한 것은 역시 내각의 면모일신을 통해 국민의 신임을 얻어보자는 것으로 볼수 있다. 특히 이수성 총리내정자의 경우 오랫동안 학계에 몸담아오면서 양심있는 지식인의 입장을 지켜왔고 서울대총장을 지내면서 실무능력도 인정받아 김대통령의 역사 바로세우기를 뒷받침할 새내각의 얼굴로서 적합한 인물이라고 청와대측은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이총리내정자가 현정부들어 역대총리들 가운데 비교적 나이가 젊다는 것도 김대통령의 세대교체 의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총리내정자가 갖고 있는 참신한 이미지를 더할 경우 내년 총선에 임하는 여권의 총선구도와도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현재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사건으로 여권내부가 동요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총리내정자가 경북 칠곡출신의 TK인사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총리내정자의 발탁은 앞으로 김대통령이 소위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을 모두 끌어안음으로써 새로운 개혁주체세력을 만들어내겠다는 정국구상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내각쪽에는 과거 어느편에도 명백한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지 않았던 인사를 기용, 여권내부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면서 공정한 선거관리의 책임을 맡기는 한편 당쪽에는 여전히 김윤환 대표를 내세워 여권이 가동할수 있는 모든 인력자원을 동원해 총선에 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과 관련, 한가지 주목할 사실은 이총리내정자의 전격발탁에서 김대통령이 더 이상 개각을 현정국수습의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 청와대 관계자들은 5·18특별법제정, 검찰의 노태우씨 비자금사건 및 5·18수사등 현재 진행중인 정치적 현안들이 마무리된 뒤에 개각이 있을 것으로 관측해왔다. 하지만 김대통령이 이날 5·18특별법제정마저도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개각을 단행한 것은 정국현안과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대로 역사 바로세우기와 부정부패척결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정면돌파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복안은 결국 야당과의 정치적 타협을 배제하고 원칙대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뜻이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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