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이 차례로 구속되는 가운데 펼쳐졌던 일련의 충격정국은 그동안 적지않은 혼선을 동반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어수선하게 했던게 사실이다. 지금은 5·18특별법 제정이라는 코스를 잡아 가고 있지만 그간의 진통을 생각하면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민심은 그때부터 상당히 흐트러져 있었다.그래서 민심 수습 방안의 하나로 언제나 상투적으로 거론되던 개각이 여름부터 예상되었으나 이번 5·18정국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지금 구체화되고 있다. 정기국회 종료와 때를 맞추어 연말 당정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기정사실처럼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15일 국무총리의 전격 경질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다만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혁명적 상황에서 이수성 서울대총장을 발탁 기용한 것은 다소 의외의 인사라는 인상을 주지만 신선한 맛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정치나 행정에서 전혀 때가 묻지 않은 학자출신이기 때문이다.
개각이란 우선 새 맛이 나야 하기 때문에 참신성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그동안 국정운영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겠으나 그것은 그가 경륜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으로 커버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곧 이어서 인선될 새 내각의 각료들로부터서도 도움을 받아 스스로를 보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개각은 군사 쿠데타를 영원히 추방하고 군사문화의 잔재를 씻어낸다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인선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6공 출신인 이홍구총리를 전혀 뜻밖의 신인으로 바꾼데서도 그 청산의 의미를 읽을 수 있지만 다른 각료들을 고르는 데서도 같은 맥락이 이어져야 일관성과 동질성 참신성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이다. 5·6공 인사들이라고 무조건 배제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특출한 능력을 가졌다고 자타가 공인한 경우 이외에는 가능한한 피하는게 좋을 것이다.
그래서 같은 값이면 새 사람을 고르는 노력을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개각을 한지 얼마 안되어 또 갈아 끼워야 하는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 오점이 없는 사람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슨 학교 동창회냐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지역 안배같은 것도 신경을 써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행정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신임 총리의 새 각료 제청에 국민의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청와대 참모진이나 신한국당의 체제정비, 그리고 15대총선에 내세울 공천후보 선정에서도 같은 기준과 원칙이 적용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실천에 옮겨질 때 국민의 사랑을 받고 지지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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