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회사살리기 한뜻… 97년 흑자 기대「부실시공의 표본. 상습체불·체임업체. 2,000억원이 넘는 적자…」 부실기업의 전형으로 꼽혀온 (주)한양이 법정관리 2년반만에 발빠르게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다지는데 성공,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양이 거듭나는 모습은 경영관련 각종 수치에서 잘 드러난다. 법정관리가 시작된 93년말 2,400억원에 달했던 적자는 94년들어 1,80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1,000억원 미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93년 2,000억원에 그친 수주액은 지난해에는 7,330억원, 올해에는 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등 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97년께는 흑자가 기대되고 있다.
한양의 재기는 경영인과 종업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다. 한양에 대한 법정관리가 시작된 것은 지난 93년 5월. 창업주인 배종렬 전회장이 악덕기업주라는 비난속에 구속되고 노사분규가 극에 달하는가 하면 2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올라 도산 직전에 몰렸다. 정부는 결국 법정관리를 결정하고 건설부차관과 주택공사사장을 지낸 김한종(59)씨를 재산관리인으로 선임하기에 이르렀다. 김관리인은 부임 직후부터 6개월여 동안 사무실에 마련한 간이침대에서 먹고 자며 직원들을 독려했고, 전국 60여개 현장을 돌며 실무를 일일이 챙겼다. 김관리인의 부임을 공직을 물러난 사람에 대한 낙하산 인사로만 알았던 직원들은 시간이 갈수록 그의 살신성인적 노력에 감복해 업무에 매진했다. 직원들은 임금을 동결하고 상여금을 반납할만큼 「회사살리기」에 적극 동참했다.
평생을 공직생활을 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눈부신 경영수완으로 한양을 짧은 시간에 되살린 김관리인을 모 재벌그룹에서 최고경영자로 영입하려했으나 그의 고사로 실패하기도 했다.
김관리인과 직원들은 흑자원년을 앞당기고 한양을 명문 건설업체로 되돌리기 위해 연말분위기도 잊은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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