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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모를 추락” 증시가 허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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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모를 추락” 증시가 허덕인다

입력
1995.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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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실종·북 이상동향설 겹쳐 4일만에 54P 급락/경기연착륙 불안감·정치변수 악재도 하락부채질증시가 무너지고 있다.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듯 하루에도 20포인트 이상 급등락하는 이상기류를 보이면서 주가는 연일 끝모를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더 이상 떨어져서는 안된다고 믿는 이른바 심리적 지지선마저 차례로 허물어지면서 증권가에는 증시붕괴라는 위기감이 번져가고 있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920선과 910선등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전날보다 20.79포인트나 떨어진 908.67을 기록했다. 4일만에 주가가 무려 54포인트이상 폭락했다.

이날 주식시장에는 「북한위협―전쟁위험설」이라는 돌출악재가 터져나오면서 「무조건 팔고보자」는 투매물량이 쏟아지는등 극심한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전업종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고 값이 내린 종목도 올해들어 가장 많은 857여개나 쏟아졌다.

증시침체로 기본적인 시장기능마저 흔들리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의하면 최근 일주일동안 거래가 전혀 없거나 100주미만에 그친 종목이 9개종목중 1개꼴인 125종목이나 돼 환금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형편이다.

증시추락현상에 대해 증시관계자들은 돌출변수로 남아있는 정치악재등 장외변수보다는 증시내부의 열악한 여건에서 먼저 원인을 찾아야한다고 보고 있다. 증시의 기반역할을 해야할 수급측면은 암담하다. 사자는 주문이 끊기면서 최근 증시는 극심한 거래량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젖줄역할을 해야할 고객예탁금의 수위도 2조2,000억원대까지 빠졌다.

동서증권 송태승 투자분석부장은 『1,000만주대의 거래량과 빈약한 예탁금수준으로는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매수세력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일반투자자들의 이탈현상은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고 컨트리리스크(국가위험)를 느끼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도 하나둘씩 발을 빼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에게 기대할 형편도 못되고 있다. 장세의 버팀목역할을 해야할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채권투자에 정신이 팔려있다. 실세금리가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이자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채권을 사들이고 있어 지수방어를 위해 쓰여야할 「실탄」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연착륙에 대한 불안감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블루칩과 대형우량제조주등 경기관련주등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증시는 장세를 이끌 중심을 잃어버린채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간판주자라고 할수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경기논쟁에 휘말리면서 증시침체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경기불안감과 함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정치변수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비자금충격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5·18수사가 긴박하게 전개되자 정국불안과 함께 전쟁위험설등 극단적인 사회불안도 고개를 들고 있다. 증시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진투자증권의 유인채 전무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시중자금사정 연말투자효과등 각종 호재가 전혀 먹혀들고 있지않다』면서 『증시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말했다.<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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