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갈수록 유임쪽에 무게/경제부총리 한승수실장 부상김영삼 대통령이 그동안 추측이 분분했던 개각시점을 연말로 굳히고 마지막 인선작업을 서두르는 인상이다. 물론 김대통령은 여전히 개각과 관련한 의중을 일체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성탄절을 지낸 28, 29일께를 개각시점으로 점치는 관측이 청와대주변의 대세이다. 소수의견이긴 하지만 일부에선 아예 내년초로 전망하는 시각마저 있다.
개각시기를 이처럼 늦춰잡는 것은 당연히 이홍구총리의 유임을 상정한 것이다. 사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이총리의 경질여부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해왔으나 최근들어 유임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같다는게 주변의 얘기이다. 만약 이총리를 경질한다면 「총리서리체제」를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김대통령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19일이전에 신임총리만이라도 서둘러 임명할 것이다. 지난해 12월17일 이총리를 전격적으로 임명했던 것은 이같은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정기국회 막바지까지 5·18특별법 제정문제가 현안으로 남아 있을 전망인데다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수감이후 어지럽게 전개돼온 정국상황도 그때까지는 정리되기 힘들다. 따라서 전두환씨가 기소되는 22일을 넘긴 23일을 일차적인 D데이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조급히 서두르는 인상을 주기보다 다소 날짜를 늦추더라도 새로운 내각진용과 더불어 올해 정국을 정리하는 입장을 밝히는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쪽으로 김대통령의 마음이 기운듯하다. 물론 여기에는 15대 총선이라는 정치적 대사를 앞두고 이총리를 대신할 총리감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작용했을 법하다.
출마가 확실시되는 홍재형 경제부총리의 후임에는 경제부처장관의 대폭경질에 따른 불안감을 덜기 위해 춘천출마설이 있는 한승수 청와대비서실장의 영전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나웅배 통일부총리의 경질가능성은 청와대관계자들 사이에서도 「50대50」으로 점쳐진다. 바뀐다면 공로명 외무장관 이상옥 전외무장관등이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비서실장에는 한실장의 유임설과 정부부처 모장관의 수평이동설등이 혼재한 가운데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는게 더욱 우세하다. 공외무장관은 영전이 아니라면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고 총선에 나설 김용태 내무장관의 후임에는 민주계인 김우석 전건설장관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청와대비서실에서는 한리헌 경제수석과 홍인길 총무수석이 출마를 위해, 김영수 민정수석이 입각을 위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개각의 의미를 일차적으로 총선체제의 구축과 정국타개 및 민심수습에 두고 있다. 또 개각에 이어 본격적으로 추진될 여권의 총선공천과도 맞물려있는 여권진용의 재조직에 있어서 김대통령은 여권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5·6공 인사를 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이 김윤환 신한국당대표에게 밝혔듯이 「민주화세력」과 건전한 「산업화세력」이 하나로 합쳐진 새로운 여권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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