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휘씨 조사·계좌추적 난항/“기종변경 노씨지시” 확인 그쳐검찰이 노태우 전대통령의 리베이트 수수여부에 대해 결정적 진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종휘 전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해 율곡사업 재수사는 장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13일 92년 7월 스페인 카사사로부터 중형수송기 12대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알선업체인 미 AEA사로부터 8천만원등 모두 1억3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김씨를 일단 개인비리로 구속한뒤 노씨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계속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상훈·이종구 전국방장관등 군관계자들로부터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은 노씨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노씨의 리베이트 수수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왔다.
검찰은 이상훈 전국방장관과 정용후 전공참총장을 조사할 때만 해도 김전수석이 차세대전투기를 F18에서 F16으로 변경토록 압력을 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등 기종변경과정의 대체적인 윤곽이 잡혀 간다고 보아왔다.
검찰은 김씨를 조사했지만 수사를 별로 진전시키지 못했다.
김씨의 진술은 『기종변경은 노전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을 뿐 구체적인 경위와 리베이트 수수여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는게 고작이었다.
검찰은 또 제너럴 다이내믹스(GD)사 한국지사장인 김용호씨와 GD사 국내컨설팅을 담당한 (주)신한시스템사장 김송웅씨를 소환, 조사했으나 『김전수석을 만난적도 없고 로비도 없었다』는 진술만 받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12일 새벽 김씨의 자택을 비롯, 김송웅씨 및 김용호씨집과 GD사 한국지사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F16사업 추진 관련서류와 경리장부, 예금통장, 당시 근무자의 인적사항등을 가져와 정밀 검토했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가 난항을 겪자 심지어 김씨가 외교안보수석으로 재임할 당시의 운전기사까지 참고인으로 불러 김씨가 GD사 한국지사장 김용호씨등을 만난적이 있는지등을 추궁했으나 역시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검찰은 이종구 전국방장관과 이전장관 친인척명의의 가명계좌에 대한 추적작업을 벌여 리베이트가 오갔을 것으로 보이는 모계좌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계좌들 대부분이 이미 93년 감사원과 검찰에서 한차례씩 계좌추적을 받은바 있어 기대를 걸 형편이 못된다.
이렇게 볼 때 관련자 진술 및 확실한 물증확보에 실패한 검찰 수사는 획기적인 계기가 없는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게 됐다.
검찰은 노소영씨의 외화밀반입사건에 대한 미수사자료가 노씨 리베이트의 해외은닉여부를 밝혀줄 단서가 될수도 있다고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노씨가 차세대전투기 기종변경등 율곡사업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겨 이 돈을 국내로 반입하지 않고 곧바로 스위스나 홍콩등의 해외에 은닉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이 마지막까지 노씨의 리베이트 수수 흔적을 포착하지 못할 경우 이 문제는 노씨 축재비리사건에서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수사의 연내마무리라는 시한에 쫓기고 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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