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국수습 위한 종착점 인식/관계자 소환 등 적극 협조키로여권이 5·18 및 비자금 정국을 수습하고 국면전환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최대쟁점중 하나인 대선자금문제가 다시 정치권의 집중조명을 받고있다.
신한국당은 야당이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는 대선자금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현재의 정국을 마무리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있다. 물론 여기서 대선자금문제란 노태우 전대통령의 대선지원금을 의미한다. 한 고위당직자는 이에 대해 『현정국 수습의 종착점은 대선자금 공개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그러나 비자금파문 초기부터 견지해온 『검찰이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있다. 스스로 밝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진해서 대선자금을 공개해봐야 공신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대선자금문제는 제3자로 객관적인 입장인 검찰의 입을 통해 해결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단계에서 신한국당이 생각하고있는 대선자금 해법은 최근의 노씨 정당지원금 공개방식과 유사하다. 노씨가 입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남은 방법은 검찰이 관계자들을 조사해 추정결과를 밝히는 것 뿐이라는 판단이다. 신한국당은 검찰이 현재까지 수사과정에서 대선자금에 대한 대강의 윤곽은 파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의 작업은 92년 대선당시 민자당의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한 뒤 이를 공개하는 일이라고 전망한다.
신한국당은 이미 검찰의 대선자금 규명작업에 협조할 방침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따라서 관계자 소환에도 적극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내에서 거명되는 관계자는 역시 당시 사무총장을 지낸 김영구 정무1장관이다. 물론 본인은 이를 극구 부인한다. 검찰도 최근 정당지원금 조사내용을 공개하면서 조사받은 정순덕 의원등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던 것처럼 대선자금 조사내용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대선당시 노씨로부터 자금지원이 있었다면 김장관이 가장 잘 알고있을 것이라는 점에 당내 이견이 없다.
신한국당은 더이상 대선지원금의 존재자체를 부인하지는 않고있다. 한 고위당직자는 『있다 없다를 현단계에서 밝힐 수 없다』면서도 『김영삼 대통령이 직접 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 받았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대선때 노씨로 부터 자금지원을 받았음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다른 관계자는 『대선자금 규모가 3백억∼4백억원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안다』고 제법 구체적인 액수까지 밝혔다.
그러나 대선지원금 규모가 밝혀지더라도 이는 대체로 노씨 탈당이전의 지원금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신한국당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는 『노씨 탈당이후에는 전혀 지원을 받지 않았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검찰진술에서도 같은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노씨 탈당전에 받은 지원금을 나중에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어쨌든 대선지원금 공개문제는 여당으로선 처리하기 난감한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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