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여성감독 제인 캠피온(41)이 지닌 오세아니아 특유의 정서에 기초한 섬세한 관찰력과 폭넓은 감수성을 감상할 「제인 캠피온 영화제」가 16∼18일(하오1시, 17일은 상오11시)까지 열린다.예술전용극장 동숭씨네마텍이 마련한 이 영화제에는 그의 장·단편들이 소개되고, 17일 하오2시에는 「제인 캠피온감독의 영화세계」(강사 변재란)라는 강좌도 열린다.
3개의 단편 「필」 「한 소녀 이야기」 「열정없는 순간」은 초기작들로 그의 영화적 역량을 엿볼수 있는 작품들이다. 「필」(1982년)은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삽화를 통해 일상과 성인들의 허위의식을 꼬집은 9분짜리 필름. 86년 칸영화제 단편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자전적 영화인 「한 소녀 이야기」(83년)는 60년대 어른이 되는 길목에 있는 소녀의 모습을 담았고, 「열정없는 순간」(84년)은 호주영화제에서 최우수 실험영화로 뽑힌 일상에 관한 특이한 기록이다.
그의 첫 장편인 「스위티」(89년·주연 제네비에브 레먼)는 제인 캠피온이 작가적 상상력으로 소외되고 일탈된 여성의 여성성과 현대가족이 지닌 병적인 사랑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두 여자와 한 남자의 뒤틀린 성격과 광기, 삶의 이면에 감춰진 에너지를 사랑의 문제로 파헤쳤다. 은유적 장치와 현실, 비현실의 결합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은 작품. 그가 적극적으로 담고자하는 성의 자각과 성적욕구 충족에 의한 여성의 정체성 회복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미 국내에 소개된 그의 대표작 「피아노」와 「내 책상 위의 천사」도 다시 한번 소개한다. 「스위티」와 「필」은 19일부터 동숭씨네마텍의 정규프로로 내년 1월11일까지 상영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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