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편·네편없이 상황별 공감·반발 교차/「3김 구도」 보는 시각이 고리/정계개편 향방관련 해석 분분노태우씨 축재비리사건과 5·18수사가 정치권에 미친 주요영향중의 하나는 정치현안에 대한 여야 4당의 관계를 변화무쌍하게 전개시키며 이른바 피아의 경계선을 모호하게 했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온 정계개편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비자금정국이 전개된 이후 지금까지 4당의 노선이 뚜렷하게 대립된 사안은 크게 다섯 가지이다. 먼저 대선자금 공개문제를 놓고 신한국당과 민주당은 김영삼 대통령뿐아니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까지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비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김대통령의 선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또 5·18특별법의 특검제도입문제에 대해서도 신한국당과 민주당은 반대와 유보로 같은 노선을 취하고 있지만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특검제관철을 다짐하고 있다.
신한국당과 민주당은 5자회담, 여야정치지도자회담등 여야대화문제에 대해서도 똑같이 부정적인데 반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대화에 적극적이다.
국민회의와 민주당, 자민련 등 야 3당이 행동통일을 이루고 있는 사안은 대선자금문제와 관련한 특검제도입이다. 신한국당은 이에 절대반대하고 있다.
신한국당과 자민련, 국민회의와 민주당의 조합은 5·18관련자의 처벌범위에 걸쳐 있다. 신한국당과 자민련은 관련자 전원처벌을 주장하는 국민회의와 민주당의 입장을 배척하고 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특징중 첫째는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가 의견일치를 보고 있는 사항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현정국의 가장 심각한 대립축이 바로 김대통령과 김총재사이라는 점을 쉽게 알게해주는 대목이다.
4당중 신한국당과 민주당,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빈번하게 공조하고 있는데 반해 뿌리가 같은 신한국당과 자민련, 국민회의와 민주당의 거리가 갈수록 멀어지는 사실도 눈에 띈다. 그만큼 정국현안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얘기이다. 신한국당과 민주당사이를 예사롭지 않게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이같은 4당간 합종연횡구도의 주요연결고리는 역시 3김구도의 부활문제에 대한 각 당의 입장차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수시로 같은 쪽에 서는 것은 3김구도의 정립을 저지하면서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것에 완전한 의견일치를 보고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현위기정국을 극복하고 내후년 대선까지 3김구도를 더욱 다져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각 당 수뇌부의 정국주도권다툼도 개재돼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런가하면 5·18문제에 대한 여야관계의 정립은 현여권에서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는 보수층표를 의식한 결과로 보여진다.
이제 문제는 현재의 4당관계가 내년 총선전후로 예상되는 정계개편과 어떤 연관성을 갖느냐이다. 정치권에서는 현재의 「비상정국」이 계속될 것을 전제로, 빠르면 내년 총선전에 일부 정당사이에 정책연합형태의 느슨한 연대가 이뤄질지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총선결과 대권향배가 극히 불투명해 질 경우 내각제개헌을 위한 4당사이의 새로운 연합구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현재의 4당 구도가 과연 이같은 지각변동의 밑그림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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