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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제금융 핵심역할 “중량급”/귀순 최세웅씨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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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제금융 핵심역할 “중량급”/귀순 최세웅씨는 누구

입력
199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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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경험바탕 체제염증/외환사정 등 상세한정보 기대/85년 예술단공연때 남한방문 부인이 결정적영향12일 귀순한 최세웅씨는 지난해 7월 귀순한 강성산 북한 정무원총리의 사위 강명도씨와 조철준 전건설부 부장의 아들 조명철씨 이후 북한으로부터 귀순한 최고위층 2세이다.

북한의 각료급 지배엘리트계층 가문 출신인 최씨는 해외생활중 북한체제에 염증을 느껴 귀순을 결심했다는 점에서 강씨등과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최씨의 귀순은 무역실무자인 강씨, 대학강사인 조씨 등과는 달리 북한최대 무역기관의 유럽업무를 총괄하던 핵심지위에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 차원을 떠나 무게가 크다.

안기부에 의하면 그는 대성총국 유럽대표이면서 외환딜러로 활동해왔으며 북한내에서 손꼽히는 국제금융분야 전문가이다.

따라서 그의 귀순은 북한의 구체적인 외화보유 사정뿐 아니라 김정일등 권부의 비자금등에 관한 매우 특별한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성총국은 노동당 39호실 소속으로 북한최대의 무역상사이며 유럽, 동남아뿐 아니라 남북교역의 대부분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올해 34세인 그가 가족과 함께 해외에 거주하며 유럽에서의 무역 및 외화조달을 총괄해 왔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북한당국의 신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최씨는 평양외국어대학을 거쳐 김일성종합대학 독문과를 졸업한 수재로 80년대 중반 무역일꾼으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 및 무역업무의 고위직에 오른 것은 부친의 후광이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의 아버지 최희벽은 88년 당중앙위후보위원에 올라 장관급인 당재정경리부장을 역임했다. 당재정경리부장은 공식무대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으나 외환뿐 아니라 당의 정치자금 및 김정일의 비자금까지 관리하는 핵심직책이다. 현재는 노명근이 이 직책을 맡고 있는데 그는 김의 측근중의 측근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희벽은 88년 3월 개최된 제6기 13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선출됐다는 사실말고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최씨 귀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동갑나기 부인 신영희씨는 85년 남북예술단 공연때 무용대표로 우리측을 방문했던 경력이 있다. 피바다예술단의 일원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그녀는 당시 최고의 성분출신만이 선발, 파견됐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씨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심계층출신으로 추정된다.

최씨는 부인과 창혁(8)군 송희(5)양등 가족을 데리고 귀순했는데 북한에서 가족전원을 동반한 해외근무는 공관장 급에만 허용되는 특전이다. 최씨 일가의 귀순은 다른 귀순 사례와는 달리 개인적 문책등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발적 동기에 의한 것이다. 그는 김포공항에서 보도진의 질문에 북한체제에 「FED UP(염증을 느껴서)」해 귀순했다고 영어를 섞어 말했다. 최씨 일가의 귀순은 점차 흔들리고 있는 북한지배계층의 실상을 드러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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