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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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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언론의 우상적 존재였던 전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제임스 레스턴이 지난 6일 타계했다. 향년 86세. 월터 리프먼과 더불어 20세기 미언론의 쌍벽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그는 리프먼과는 달리 물흐르듯 하는 평이한 문체와 진보적이고 박애적인 비전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미국언론의 한 장을 이룩했다. ◆언론인으로의 생애(50년)를 뉴욕 타임스지에서 대부분을 보낸 그는 세계정치의 1번지 워싱턴에서 지국장과 칼럼니스트로서 40여년간 역동적인 활약을 해왔다. 73년 부사장을 끝으로 뉴욕 타임스지의 경영진자리를 떠나 칼럼니스트로 전향한 이후 30여년동안 1주 2, 3차례 게재되어 온 그의 칼럼은 베트남전쟁, 대통령선거, 흑·백분규, 재정적자등 국내외 현안문제에서 여론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그가 상대했던 대통령만도 루스벨트에서 부시에 이르기까지 10명.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가 그의 호의를 얻기 위해 백악관오찬에의 단독초대등 최고의 예우를 제공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그 자신이 하나의 기관처럼 권위를 쌓아 올렸던 그는 그러나 끝까지 어떠한 이해관계에도 영향받지 않았고 언론인의 표상으로서의 위상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그의 언론인으로서의 능력과 엄격한 자세는 뉴욕 타임스 사주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지의 경쟁지인 워싱턴 포스트지로부터도 『타고난 언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평생 언론인답게 언론인으로서의 긍지도 대단했다. 87년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후배 언론인들에 대해 「비판의 칼」을 녹슬게 하지 말 것을 독려하곤 했다. ◆권력의 속성을 누구보다 꿰뚫어보아 온 그는 원로언론인으로서 대통령에게 충고를 남겼다. 그는 『대통령은 정부정책에 협조하는 언론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보도와 철저한 비평을 퍼붓는 언론을 장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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