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와 대장경판 및 판고, 종묘가 우리 문화재에서 세계의 문화재로 비상했다. 현재 베를린에서 19차총회를 열고 있는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WHC)는 한국의 등록신청을 받아들여 불국사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포했다. 우리나라 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우리 문화 세계화와 문화재보호에 전기를 맞았다고 할 것이다.세계유산위원회는 날로 훼손되고 사라져 가는 문화·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72년에 마련한 협약에 따라 75년에 설립한 기구다. 가입국은 현재 1백42개국으로 한국은 88년 12월에야 그 일원이 됐다. 등록된 문화 및 자연유산은 1백국의 4백40개로 이웃 중국만 해도 만리장성과 진시황릉등 14개, 일본은 호류지(법륭사)유적과 교토(경도)역사유적지등 5개나 등록돼 있다.
한국문화유산은 위원회설립 20년만에 처음 등록됐지만 그 의미는 크기만 하다. 이것은 우리 문화재의 우수성과 독창성이 국제사회에서 공인받은 것으로 자랑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불국사등 3개유산은 유네스코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재로 홍보됨에 따라 문화국가와 민족으로서 그 지위를 고양하는 계기가 될 것은 물론 관광진흥에도 일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등록된 유산엔 많은 혜택이 부여된다. 훼손방지와 영구보존을 위해 국제적 수준의 전문가에 의한 기술원조와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보호와 보존수준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혜택엔 「문화유산 사랑」이란 커다란 책무가 뒤따른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 및 자연유산은 어느 한 나라나 한 지역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류공동의 자산이란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문화재는 허술한 관리체계와 지역이기주의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개발에 의한 매장문화재 손실은 위험수위에 도달했고 도굴 및 도난도 줄을 잇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경주만 해도 고속철도통과 문제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문화유산등록이 오히려 우리의 치부폭로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문화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홍보는 물론 관리 및 보존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유산등록에 만족지 말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이것은 세계유산일람표 잠정목록으로 유네스코에 접수시킨 창덕궁, 수원성곽, 무령왕릉, 강진도요지 등 문화유산과 한라산, 설악산등 자연유산은 물론 경주일대를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는 길이자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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