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로 피해” 2,500만 연금생활자 지지러시아의 향후 진로를 가늠하는 12 ·17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러시아 총선에는 지난 11월 동구민주화의 기수 바웬사마저 쓰러뜨린 신도미노 현상이 러시아에서도 재현될지의 여부때문에 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6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 될 러시아총선을 몇차례에 걸쳐 전망해본다.<편집자 주>편집자>
12·17국가두마(하원)선거는 러시아 국민에게 내년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지난 93년 선거와 달리 임기 4년의 의원들을 뽑는데다 그 결과가 내년 6월의 대선 분위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될 의원의 수는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지역구와 전국구를 합쳐 모두 450명이다. 지역구는 소선거구제로 225개 지역구에서 한명씩 선출되며 전국구는 정당별 투표에서 유효표중 5%이상을 득표한 정당들에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한다.
등록후보자는 43개 정당·정파에 무려 8,300여명(지역구 2,700여명, 전국구 5,600여명)이나 전국구 의석을 배정받을 수 있는 5% 득표기준을 충족시킬 정당은 나쉬돔 로시야(당수 체르노미르딘)와 러시아 공산당(당수 주가노프) 러시아 사회단체회의(당수 스코코프) 야블로코블럭(당수 야블린스키)등 6∼7개에 불과하다.
최대관심은 91년8월 불발 쿠데타이후 한때 지리멸렬했던 공산당의 대약진여부이다. 각종 여론 조사에 의하면 각종 공산계열을 거의 통합한 러시아 공산당은 이번 총선에서 93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지리노프스키의 자민당 득표율(22.8%)에 버금가는 지지를 얻어 동유럽의 공산당득세 현상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 공산당은 특히 시장경제의 최대 피해자인 2,500만명의 연금생활자를 중심으로 확실한 표밭을 갖고 있어 지역구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공산당은 농촌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는 농민당과 손잡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 공산당과 농민당은 전체의석의 3분의 1이상을 확보하여 하원의 판도를 바꾸는 것은 물론 대통령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민족주의 세력은 여전히 다크호스이다. 다만 태풍의 눈이 지리노프스키에서 아프간 전쟁영웅 알렉산데르 레베드장군으로 바뀐 상태다. 안보위원회서기출신인 스코코프가 이끄는 러시아 사회단체회의는 최소 15%이상의 지지를 얻어 정국운영의 캐스팅보트를 갖는다는 목표이다.
기대를 모았던 개혁진영은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으로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주자인 야블로코는 옐친진영의 교묘한 방해공작과 선거자금 부족등으로 현상유지에 그칠 전망이고 러시아 민주선택(가이다르)도 하락세다.
가장 큰 변수는 집권당 격인 나쉬돔 로시야(우리집 러시아). 총 유권자의 20%에 이르는 친정부세력과 일부 중상류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각종 광고등 물량공세를 벌이고 있다.
치열한 선거전속에 야블로코등 6개 정당의 등록무효 및 취소사태, 선거법 개정 공방전, 각종 선거공약, 불법 선거자금 조성문제, 연방평의회(상원)구성 실패등 향후 정국을 강타할 숱한 지뢰들이 묻혀있다. 이 문제들은 새 의회의 적법성을 제기해 96년 대선정국을 요동치게 할 가능성이 높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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