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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계속” 의례적 발언 아닌듯/노씨 기소­정치권수사 어떻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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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계속” 의례적 발언 아닌듯/노씨 기소­정치권수사 어떻게될까

입력
1995.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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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심층추적 등 의지 분명히/정치일정관련 급속진행 가능성대검중수부는 노태우 전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축재비리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 외견상 사건수사를 일단락지었다. 그러나 이날의 수사발표는 문자 그대로 「중간」수사결과에 불과하다고 봐야한다.

『기소후에도 수사는 계속된다』는 검찰의 말이 이번에는 종전처럼 의례적인 부연으로 들리지 않는다.검찰주변은 앞으로의 수사가 이 사건에 대한 단순한 보강차원의 수사가 아니라 「정치권 사정」과 맞물린 또다른 국면의 전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수사는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전반에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것이기 때문에 수사는 이제부터라고 볼 수도 있다.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노씨 비자금이 정치권에 흘러간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노씨가 조성한 자금중 지난 88년 13대와 14대 국회의원 선거지원자금으로 각 7백억원씩 모두 1천4백억원 정도를 사용했다고만 밝혔다.

검찰은『노씨가 이같은 진술외에는 정당운영비, 국가조직운영의 활성화비용등으로 사용했다는 개괄적인 내역만 밝힐뿐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그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정치권에 유입된 자금이 있는지 여부와 그 규모등에 대해서는 노씨와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등을 계속 추궁하는 한편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계좌추적을 통해 그 전모를 밝히겠다』고 수사의지를 분명히 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수사는 정치자금부분 규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날 밝힌 비자금 사용액은 총조성자금 4천5백억∼4천6백억원중 3천6백90여억원으로 나머지 8백억∼9백억원의 사용처는 확인되지 않고있다.

정치자금 유입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이다. 검찰은 발표에서 가장 큰 의혹을 받아온 92년 대선자금과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스스로 밝힌 20억원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다. 이부분이 앞으로 수사의 핵심이 될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검찰이 정치자금 부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데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우선 정치자금 수사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사안의 성격상 명확하게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발표할수 없다는 측면이 있다.

설익은 발표를 했다가는 엄청난 정치·사회적 파장만을 불러 일으킬뿐 스스로를 옭아매는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말하자면 수사기술상의 문제이다.

그러나 검찰은 그동안의 수사에서 노씨 비자금의 사용처와 함께 재벌기업들이 별도로 정치인들에게 제공한 자금도 상당부분 확인 했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이는 검찰의 정치자금수사에 대한 입장이 본격수사를 앞둔 사전 호흡조절이라고 봐야한다.

이같은 분석은 최근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사정설과도 무관하지 않다.

18일로 끝나는 정기국회회기와 연말개각및 여권의 진용개편등의 정치일정을 감안할때 정치자금에 대한 본격수사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관련, 정치적인 사건에 노출될때마다 『검찰은 해명성수사를 하는곳이 아니다』라는 검찰의 항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검찰은 사법처리를 전제로 수사한다는 의미다.

이 입장에 충실한다면 수사의 초점은 노씨 비자금의 사용처인 대선자금등 도덕적 비난대상보다는 기업인들이 여야 중진정치인들에게 제공한 뇌물성 자금에 맞춰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전망할수도 있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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