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등 당내갈등 일시 봉합/TK 움직임 영향여부에 관심민자당은 5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김윤환 대표의 사의표명과 곧이은 철회는 혼란스런 민자당의 현주소를 다시한번 확인케했다. 구여권및 민정계의 동요에서 비롯된 김대표 사퇴파동은 일단 봉합됐지만 전직대통령 구속에 따른 당내갈등의 불씨는 쉽사리 사그라질 것같지않다.
김대표는 이날 청와대 주례보고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의사 철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삼대통령의 간곡한 만류때문에 재고하기로 했다는 얘기였다. 5·6공인사에 대한 김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했다고도 말했다. 일련의 전직대통령 구속은 역사바로잡기일 뿐 민정계등 과거정권인사를 배제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짐받았다는 의미였다.
김대표는 민정계설득방안에 대해 『김대통령의 생각이 5·6공단절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그것을 갖고 의원들에게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또 총선까지 현대표체제를 보장받았음을 강조했다.
그의 얘기대로라면 사퇴파동은 한나절의 해프닝에 불과하다. 보기에 따라서는 김대표는 사의표명으로 총선까지의 「임기」를 보장받고 5·6공인사에 대한 대폭물갈이를 막아낸 셈이다. 승부수가 성공했다고 할수도 있다.
그러나 김대표가 전한 김대통령과의 대화를 음미해보면 사의표명전에 비해 상황이 달라진 것은 별로 없는 듯하다. 「5·6공인사」부분은 김대통령이 늘 하던 얘기이고 사의표명의 동기였던 인간적 괴로움도 그대로다. 이에 대해 손학규 대변인은 『김대통령 언급의 강도가 달랐다』고 부연설명했다.
그러면 김대표는 김대통령의 만류를 왜 받아들였는가. 과연 동요하는 민정계를 무마하는데 성공할 것인가. 여러가지 의문이 남는다.
무엇보다 김대표는 김대통령의 강력한 만류의지를 읽은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는 청와대로 향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두환전대통령 구속에 대한 TK지역의 부정적 여론을 알고있다고 말했다. 장래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서도 현재의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자신의 부담이라는 의미였다. 민정계 의원중에는 김대표가 「깃발」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최소한 대표직을 던지고 사태를 관망하는 것이 스스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김대표의 이탈은 김대통령에게 상당한 충격을 줄수밖에 없다. 아무리 인간적 괴로움을 강조한다해도 그의 사퇴는 곧바로 『전씨 구속등에 대한 반발』이라는등 정치적으로 해석될 것이고 민정계의원들의 동요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만류는 의례적인 수준을 넘는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사퇴를 「불허」한 것이다. 김대표가 이를 거스르기 위해서는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다. 역사바로잡기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명분도 없는 일이다. 상황논리에 밀려 사퇴의사를 표명했던 김대표는 다시 불가피하게 이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대표의 사퇴철회가 사안의 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대통령의 정책이 보수세력의 이해와 맞지 않을 경우 김대표에 대한 5·6공세력의 압력은 다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TK정서의 향배는 김대표의 머리를 짓누르는 변수로 남아있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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