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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지 새장편 「위험한 알리바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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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지 새장편 「위험한 알리바이」 출간

입력
199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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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형식에 새기법 가미「경마장 가는 길」등 다섯 편의 이른바 「경마장시절」 작품으로 한국일보를 비롯한 여러 지상에서 격렬한 문학논쟁을 벌였던 작가 하일지(40)씨가 새 장편 「위험한 알리바이」(세계사간)를 냈다.

추리소설형식을 원용하되 경마장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개입을 배제, 독자가 제시된 이야기만을 통해 사건을 파악토록 한 새 기법의 작품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지만 사건의 발생과 석연치 않은 해결까지의 과정이 사건 자체만큼이나 베일에 싸여 있다.

주인공격인 낯선 남자는 기민한 추리와 살해동기에 대한 심리적 접근으로 사건을 해결하지만, 끝에서 작가는 그가 진범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다. 피살자의 아버지가 젊어서 저지른 방탕한 성행각의 피해자로 암시된 낯선 남자는 독자들에게 체포된 범인이 진짜 살해범이 아닐 것이라는 강한 추측을 남긴다.

그리고 마을에 나타난 이유가 분명치 않듯 그렇게 마을을 떠나고 만다. 작가가 소설을 쓰면서 「인간의 비극적이고 숙명적인 아이러니, 또는 잠재된 추억의 그림자와 직면하는 인간의 감정」에 대해 상상한대로 성의 문제와 계속 결부시키면서 등장하는 「찔레꽃 내음」이라는 고혹적인 분위기, 돌배나무와 그 나무에 목매 죽은 여자로 상징되는 가족사의 불행도 기묘한 상황설정에 기여한다. 그런 요소들은 사건의 발생과 그 해결과정에 관심을 집중하게 만드는 여타 추리소설과 다른 시각에서 소설을 보도록 한다.

통속적인 사건을 소재로 삼긴 했지만 끊임없이 소설형식을 개척하는 작가답게 그는 『기계적 정밀성 때문에 생명력을 잃고 마는 추리소설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추리소설이 아닌 추리소설을 쓰려 했다』고 말하고 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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