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실 따라서 공세목표·수위 제각각전두환 전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구속수감되는 장면을 보면서 야권은 향후 정국에서의 입지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을까.
야권의 현재 표정은 자신들의 고강도 공세를 앞질러가는 여권의 드라이브를 쫓아가기 힘겨운 표정임을 부인할수 없다. 더구나 야3당이 대응의 수위와 성격을 제각기 달리해 내부적 응집력도 크게 약화된 상태이다. 야당끼리 서로 비난하는 자중지란도 있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3일 「5자회담」을 제의하자마자 민주당이 즉각 냉소적 반응을 보인 것은 대표적인 예이다.
야3당이 어느때보다 공조를 이뤄야할 때임에도 불구, 이처럼 입장을 달리하는 데에는 나름의 사정과 계산이 작용하고있다.
우선 국민회의는 대선자금등과 관련해 여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있는 상황에서 현정권에 대한 전씨측의 정면도전이 싫을리 없다. 전씨가 김대통령에게 상처를 입히면 입힐수록 자신들은 유리해진다. 또 전씨와 여권의 싸움이 확대되면 국민회의에 대한 여권의 공세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회의는 전씨와 여권의 싸움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인 것같다. 국민회의가 민주당과 여권으로부터 전씨측과의 내통의혹을 사면서까지 전씨측에 대해 비난을 자제하고 공격의 화살을 현정권쪽으로 돌리고 있는 것은 이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또 김대통령이 5·18단죄로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해 가는 것도 견제할 필요를 느끼고있는 것같다. 국민회의가 특검제도입요구로 끊임없이 김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5·18단죄가 본격화할 경우 불똥이 자신들에게도 튈 것을 우려하는 자민련의 계산은 또 다르다. 5·18 정권찬탈에 대한 단죄는 5·16군사쿠데타의 핵심주체인 김종필 총재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대통령의 5·18단죄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고있는 것같다. 자민련은 또 당내에 5·18 및 12·12관련인사들이 적지않다는 것도 부담이고 이들에 대한 보호막을 치지않을 수없는 실정이다. 또 동요하고있는 보수 우익세력을 안아들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산도 있는 것같다. 전씨의 발언에 대해 『할말을 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이같은 제스처로 보인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이번 일을 선명성과 개혁이미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하며 국민회의와의 차별성을 분명히 하겠다는 태세이다. 이는 3김의 유산에서 벗어나있다는 홀가분함과 당의 얼굴이 불분명하다는 현실적 한계를 동시에 반영한 것이지만 어쨌든 야권의 공조는 더욱 멀어지는 느낌이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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