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행동 유보속 “깃발만 선다면야…” 여운민자당내 민정계 의원들은 3일 전두환 전대통령이 구속되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자신들의 향후 진로문제등을 놓고 이모저모 저울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부분 민정계 의원들은 『민자당에서 마음이 떠났다』고 말했다. 노태우 전대통령 구속때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다. 전씨 구속을 대대적인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탈당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민정계의 집단적인 대응움직임은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고 있다.
12·12 또는 5·18사건에 직접 관련됐거나 전씨와 가까운 군출신 인사들은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정호용 허화평 허삼수 의원등은 탈당에 대해서는 마음을 굳혔다. 전씨의 동서인 김상구 의원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적절한 시점을 탐색하고 있는 듯하다. 허삼수의원은 『정치를 하고 안하고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여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한 결혼식장에서 만난 두 허의원은 심각하게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민정계 중진인 다른 군출신의원들도 전씨 구속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거취문제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지난 2일 권익현 이춘구 의원은 각각 가까운 민정계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그러나 대응방식을 놓고 의견이 달라 분명한 입장정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까지 민자당대표를 지낸 이의원은 난처한 입장때문인지 정계은퇴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같다고 한 의원이 전했다.
일련의 전직대통령 구속사태와 관련해 가장 괴로운 처지에 있는 인사는 역시 김윤환 대표이다. 민정계의원들의 반발정서와는 달리 이들을 무마해야하는 위치에 있는 김대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만 거듭하고 있다. 김대표는 『할말은 많지만 지금 무어라 하겠는가』라는 말만 되뇌였다. 그도 이미 「진퇴」를 고심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일반 민정계 의원들은 대체로 전씨 구속에 불만을 표시하지만 구체적인 행동은 유보하고있다. 일부의원들은 5·18특별법제정에 분명하게 반대의견을 밝히고 있으나 대부분의원들은 눈치만 살피고 있다. 이들은 내년 공천에서 민정계가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렇다고 모두 몰아내겠는가』라며 한가닥 기대를 걸기도 한다. 또 당장 앞장서서 행동을 취할 경우 심각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도 우려하고있다. 누군가 「깃발」을 들어주기만 기대할 뿐이다.
때문에 민정계의 적지않은 동요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집단탈당등 구체적인 반발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6일 5·18특별법의 국회제출등을 계기로 5공핵심인사등 극소수 의원들이 탈당할 가능성은 높은편이다. 결국 15대총선에서의 당선을 거취결정의 최우선 변수로 생각하는 대부분 의원들은 지역여론향배와 향후 정국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정광철 기자>정광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