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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구속 수감­숨가빴던 주말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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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구속 수감­숨가빴던 주말 표정

입력
1995.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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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합천→교도소 긴박의 25시간/현정부에 정면도전 강경대응 자초/상오 9시3분 측근도열 성명·일행 국립묘지분향후 합천행­2일/상오 6시30분 영장제시 연행·10시 37분 안양교도소에 도착­3일검찰의 소환을 거부하고 현정부에 정면도전 자세를 보인 전두환 전대통령은 대국민성명을 발표한지 만 하루만인 3일 상오 10시37분 안양교도소에 긴급 구속수감됐다. 전씨의 도발적인 성명은 결과적으로 여권 핵심부의 분노를 촉발시켜 사전구속영장 신청과 즉각적인 영장집행이라는 강경대응을 불렀다. 전씨성명에서 구속수감까지 숨가쁘게 진행된 주말 하루를 사진으로 재구성해 본다.

2일 상오 9시3분 전두환 전대통령은 연희동 자신의 집앞 골목에서 장세동 전안기부장 등 측근 10여명을 대동한채 8분간 대국민성명을 발표했다. 검은색 외투에 흰색 스카프를 두른 전씨는 시종 꼿꼿한 자세로 또박또박 성명문을 읽어내려갔으며 현정부를 비난하는 대목에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씨의 태도는 6공 출범초기 국민에게 사죄성명을 발표하고 백담사로 쫓겨갈때의 풀죽은 모습과 달리 기세가 당당하고 공세적이었다. 그는 「내란세력과 야합한 책임」운운하며 성명내용의 상당부분을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 할애했다. 이 성명은 이양우 장세동 안현태 허문도 이원홍씨등 전씨 측근들이 전날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은뒤 대책회의를 거쳐 이날 새벽 1시부터 작성했으며 전씨가 문구 하나하나를 점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어 측근들과 함께 동작동 국립묘지로 가 강경순 국립묘지 관리소장의 안내를 받으며 현충탑에 헌화 분향했다. 분향을 마친 전씨는 방명록에 「제12대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서명을 했다. 상오 9시50분 국립묘지를 나선 전씨는 7대 수행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경부고속도로를 질주,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향했다. 전씨가 탄 아카디아 승용차는 속도제한을 무시한채 1차선을 따라 시속 1백40로 달렸다. 전씨 일행은 도중에 경북 성주의 한 갈비집에 들러 점심을 했는데 식사후 주인에게 3만원의 팁을 주는 여유를 보였다.

하오 2시30분 합천군 율곡면 기리 선영에 도착한 전씨는 5백여명의 마을주민과 친인척의 마중을 받고 『최근 정치상황이 복잡해 앞으로 잘못하면 자주 찾아뵙지 못할것 같아 인사를 왔다』고 말했다. 선산입구에서는 전씨의 처벌을 주장하는 합천군 농민회등 재야단체 회원 20여명이 시위를 벌여 전씨를 호위하는 동네 청년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친형 기환씨와 함께 선친묘소에 성묘를 한 전씨는 율곡면 내천리 생가로 옮겨가 장조카인 전규명씨 집에 머물렀다. 이때까지도 전씨측 인사들은 정부내 분위기를 알지못하는듯 전씨가 이곳에서 며칠간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사이 서울에서는 전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됐고 영장이 나오자마자 검찰수사팀이 합천으로 내려와 3일 상오 6시30분 영장을 집행했다. 잠자리에서 채 깨어나기도 전에 영장을 제시받은 전씨는 순순히 연행에 응했으나 검찰수사관들이 양쪽에서 팔짱을 끼자 한때 뿌리치기도 했다. 상오 6시37분 합천을 떠난 전씨 호송차량은 88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10시37분 안양교도소에 도착했고 전씨는 곧바로 수감됐다.<배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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