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종교법인법 개정에 명예회장 소환 주장/신진당 “지지기반 흠집내기 책략… 결사반대”일본 정계가 창가학회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참의원 종교법인특위에서 여야간 볼썽사나운 몸싸움까지 연출했던 이케다 다이사쿠(지전대작) 창가학회 명예회장의 참고인 소환문제는 지난달 30일 아키야 에이노스케(추곡영지조) 창가학회 회장을 대신 소환하는 선에서 절충됐다.
그러나 애초에 소환을 요구했던 여당은 내년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이케다씨를 불러낸다는 계획이고 우선 4일 참고인 신문에서 아키야씨를 물고 늘어질 태세여서 창가학회를 둘러싼 정치적 소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창가학회는 750만 회원을 자랑하는 일본최대의 종교단체로 한국에도 지부를 두고 있다. 정계 파견대격인 공명당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최근 들어서는 공명당과 신진당의 연합에 따라 신진당의 중요한 지지기반이 돼 왔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나타난 「신진당 돌풍」도 다름아닌 창가학회의 지원이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특히 이케다 명예회장은 창가학회의 카리스마적 존재로 통한다. 자민당의 소환 고집이나 신진당의 결사 저지 모두 그의 국회소환 자체가 창가학회의 이미지 훼손과 정치적 영향력의 쇠퇴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사실상 표밭 흔들기와 지키기 양상을 띠었던 여야간 실랑이가 타협점을 찾은 것은 국회의 파행운영으로 지게될 부담을 여당이 고려한 결과다. 여당으로서는 지난 28일밤 특위위원장을 「인의 장벽」으로 둘러싸는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이케다씨를 감싸는 신진당의 모습을 국민들이 알게 된 만큼 어느정도 정치적 효과는 거두었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여야의 이같은 충돌은 종교법인법 개정문제가 논의되던 때부터 예견됐다. 옴진리교가 자행한 지난 3월의 도쿄 지하철 독가스사건은 종교의 이름으로 얼마나 엄청난 범죄가 저질러 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종교단체의 일탈을 보다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주장이 각계에서 제기됐고 지난 10월 여당의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반면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대두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신진당의 일관된 반대도 이런 논리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개정안 심의가 본격화하면서 여야는 정치적인 잣대를 노골적으로 들이댔다. 개정안이 최대규모의 전국적 조직망을 갖춘 창가학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때문이다. 종교법인법 개정안 논의가 정치적 이해싸움으로 변질된 만큼 창가학회를 보호하려는 신진당과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는 자민당의 싸움은 잦아들 수가 없게 돼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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