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위축·중기자금난 등 연착륙 “먹구름”내년도 경제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 경기연착륙 실패, 투자위축, 실업률 증가, 증시 불투명, 중소기업 자금난 장기화등 어두운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9일 삼성 현대 대우등 민간경제연구소에 의하면 비자금사건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경우 우리경제의 성장률이 올해 9%대에서 내년에는 6%대로 급락, 경기연착륙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부분의 민간연구소 관계자들은 『당초에는 경제성장률이 올해 9%대에서 내년에 7.2∼7.5%로 떨어져 우리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봤으나 비자금사건등으로 성장률이 최소한 0.5%포인트정도 더 낮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가장 큰 악재는 정국불안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축재비리사건과 5·18특별법제정으로 정국에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다. 또 내년 4월 15대총선이 예정되어 있어 총선을 전후하여 정계개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한구 대우경제 연구소장은 『정국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어느 기업도 「큰 투자」를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최근의 사태는 이미 하강국면에 들어선 국내경기를 더욱 위축시키면 시켰지 좋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비자금사건 이후의 경제동향」이란 보고서를 발표, 비자금파문이 장기화하여 30대그룹의 투자가 10%정도 감소하고 결국 국민총생산(GNP)의 1.3%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연구소의 이같은 전망은 단순한 기우는 아니라는게 경제계의 중론이다. 재정경제원등 정부당국과 전경련등 민간기관이 자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대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이 올해 20∼30%에서 내년에는 10%대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나타나 삼성연구소의 전망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각 민간경제연구소마다 비자금사건 이전에 발표했던 내년도 경제전망을 수정하는 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가장 큰 문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중소기업 자금난이다. 중소기업은 전체적인 경기가 호황을 누린 올해에도 경기양극화 현상의 심화로 부도율이 높아지는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비자금사건이 터지면서 사채시장이 얼어붙어 사채금리만 올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삼성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중소기업이 주로 의존하는 C급어음의 사채할인율은 비자금파문을 전후하여 월 2%수준에서 월 3%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사채시장의 어음할인율 월 3%는 연간으로 따져 40%에 달하는 금리부담이다. B급 어음의 할인율도 월 1.5∼1.8%에서 월 1.5∼1.9%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대기업이 발행하는 A급어음의 할인율은 월 1.2%수준을 밑돌고 있다. 비자금사건으로 엉뚱하게 중소기업의 자금난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이백만 기자>이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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