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9단·조치훈 9단·이창호 7단·마샤오춘 9단/일 전원탈락 수모… 내년 1월 베이징서 준결한국의 조훈현·조치훈9단과 이창호7단, 중국의 마샤오춘9단이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제7기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서울경제신문사·KBS 공동주최, 동양그룹 후원)의 패권을 겨루게 됐다.
25일 서울롯데호텔에서 열린 8강전에서 조훈현·조치훈·마샤오춘9단은 각각 가타오카 사토시(일본)·녜웨이핑(중국)·고바야시 사토루(일본)9단에게 불계승, 이창호7단은 류샤오광(중국)9단에게 반집승을 거두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8강전 기사중 한국팀은 전원 4강에 진출한 반면 일본팀은 전원 탈락했고 중국팀은 마9단이 체면을 지켰다. 준결승 3번기는 96년 1월 22, 24, 26일 중국 베이징(북경) 쿤룬호텔에서 개최되며 조훈현―마샤오춘9단, 조치훈9단―이창호7단이 맞붙는다.
이번 8강전은 세계 일류 기전으로서 동양증권배의 위상을 재확인해주는 계기가 됐다. 한국의 세기사는 이미 세계3강으로 꼽혀온데다 중국의 마9단 역시 올해 제6기 동양증권배와 후지쓰배를 석권하고 중국명인 천원위를 방어하는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일본은 랭킹 1위 고바야시 사토루9단등 전원이 준결승에도 올라가지 못했다. 일본1인자 고바야시9단과 중국1인자 마9단의 대국에서 고바야시9단이 패하는 바람에 일본은 더욱 자존심이 상하게 됐다. 고바야시9단은 두터움을 바탕으로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다가 대역전패를 당했다.
조훈현·조치훈 9단은 낙승했다. 조훈현 9단은 중반 무렵 패싸움이 벌어졌을 때 이미 구축한 대가를 포기하는 과감한 전략을 구사, 요석 10점을 잡고 대마를 공격하며 자연스럽게 집을 벌어 쾌승했다. 조9단은 계속 쫓았고 가타오카 9단은 계속 쫓겼다. 녜웨이핑9단은 무리하게 집을 지키려다 조치훈 9단의 날카로운 공격에 만신창이가 돼 돌을 던졌다. 이창호 7단은 방심하다 일을 그르칠뻔한 경우. 점심전까지 검토실에서는 한국 기사들이 흐름을 타고 있어 모두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하오들어 형세를 낙관한 이7단이 중앙 대마를 내버려두고 완착을 두는 바람에 대마의 생사가 불투명해지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결국 눈터지는 계가싸움끝에 반집을 이겼지만 자기만 결과를 아는 이7단의 바둑 스타일에 대해 감탄반 불만반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4강승부에 대해 기계에서는 섣부른 예측을 삼가고 있다. 다만 88년 이후 국제기전 성적으로 보면 이창호7단이 조치훈9단에게 4승2패, 마샤오춘9단이 조훈현9단에게 3승2패로 조금 앞서고 있다. 이7단은 제4기 결승전에서 조치훈9단을 3대 0으로 완파, 3기에 이어 2연패했고 마샤오춘9단은 6기 준결승전에서 조훈현 9단을 2대 1로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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