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옐친축출 기도실패로 투옥 고초/체첸내전 평화적 해결 재기성공 관건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에 맞서다 투옥됐던 루슬란 하스블라토프 전 러시아최고회의(의회)의장(53)이 고향인 체첸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하스블라토프는 오는 12월 17일로 예정된 체첸공화국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위해 끝없는 내전으로 황폐해진 체첸을 방문, 선거운동에 나서는 한편 체첸사태의 평화적 해결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물론 그가 12월 대선에서 승리, 「제2의 셰바르드나제」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체첸의 상황이 하스블라토프의 귀향을 반길만큼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체첸에서는 현재 양대세력이 정국 주도권다툼을 벌이고 있다. 우선 러시아정부에 무력항쟁을 계속하고 있는 조하르 두다예프대통령 휘하의 민족주의 세력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수도 그로즈니를 러시아군에 넘겨주었으나 아직도 상당한 무장병력을 거느리고 호시탐탐 수도입성을 노리고 있다.
러시아정부를 등에 업고 체첸의 대통령을 노리는 도쿠 자브가예프 세력도 만만치않다. 91년 두다예프의 의회 해산에 따라 모스크바로 피신했던 자브가예프는 지난달 체첸 임시정부 수반으로 발탁되면서 새강자로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두다예프가 대선에 불참하고 자브가예프가 러시아의 꼭두각시라는 평가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하스블라토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대통령선거가 제대로 치러질 것인가라는 점이다. 하스블라토프도 그로즈니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각종 폭탄테러 사건으로 정상적인 선거가 불가능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의 재기여부는 결국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내전의 평화적 해결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경제학 교수출신인 하스블라토프는 93년10월 루츠코이 전부통령과 함께 의회보수세력을 결집해 옐친 축출을 기도하다가 실패, 레포르토보 감옥에서 4개월간 복역한 쓰라린 경험의 소유자 이기도 하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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