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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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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지금 다이애나왕세자비의 방송출연으로 벌집을 쑤셔 놓은듯 시끄럽다. 20일 밤 BBC(영국방송협회)방송에 나와 승마교관과의 통정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그는 이 고백이 찰스왕세자와의 이혼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대로한 엘리자베스여왕이 그를 그대로 놔두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이애나비의 반란은 그의 남편 찰스왕세자에 대한 복수극이기도 하다. 찰스왕세자의 염문은 일찍부터 떠들썩했지만, 그는 다이애나비와 결혼한 후에도 전에 사귀던 애인과의 관계를 계속했고, 이를 당연한 일인 것처럼 지난해 TV회견에서 시인했다. 이는 다이애나비에게 한 남편의 아내로서 말 못할 모욕이 아닐 수 없었다. ◆영국인 1천5백여만명이 시청하고 위성방송으로 세계 1백11개국에서 2억여명이 동시에 시청한 이 희대의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BBC방송의 한 젊은 무명 리포터가 만들어 낸 특종이었다. 프리랜서 스포츠기자였던 그는 지난 92년 BBC의 간판프로인 「파노라마」의 리포터로 특채됐다. ◆「파노라마」는 매주 월요일 밤에 방영하는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주로 국제정치·경제문제를 다루는 40년 역사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작년에는 보스니아내전을 찍어 국제보도부문상을 타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도 처음에는 「헌법과 영국왕실의 역할」이 그 주제였다. 그것이 취재도중 다이애나비를 만나면서 비밀단독인터뷰로 발전했다. ◆다이애나비에게도 이 프로의 명성을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극비리에 녹화된 인터뷰 필름은 엄중한 경호아래 BBC빌딩 4층 편집실로 옮겨졌다. 방영전에 내용을 본 사람은 BBC회장과 고위간부 8명뿐이었다. 다이애나비는 이것으로 신데렐라의 주문에서 벗어나 그가 독립된 인격을 가진 한사람의 여자임을 선언했다고 영국언론은 논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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