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60개사 양산/이원조·김종인씨 등 창구역 여부 초점/해당사들 “당시 정책일환” 속 불똥걱정검찰수사가 노태우씨 재임당시의 금융기관 인허가비리로 확대됨에 따라 6공때 설립된 금융기관과 당시 정부고위직을 맡았던 김종인 전청와대경제수석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노씨 재임당시 설립된 금융기관은 무려 60개. 어느 정권때보다도 금융기관이 가장 많이 태어났다. 33개 시중은행중 6개 은행이 6공때 설립됐으며 보험사는 33개중 25개가 설립됐다. 리스사도 25개중 17개사가 설립됐으며 증권사는 7개(전체 32개), 투신사는 5개(전체 8개)가 설립됐다. 동화 동남 대동 하나 보람 평화은행등이 이때 세워졌고 비자금관련설로 곤경에 빠진 동방페레그린증권도 노씨 재임말기인 92년9월에 설립됐다.
6공당시 문희갑 경제수석·이규성 재무장관시절 은행 3개, 보험 17개, 리스 11개, 투신 5개등 모두 36개의 금융기관이 인가받아 설립됐다. 이어 김전수석·정영의 재무장관시절에 2개 은행, 6개 증권사, 3개 보험사, 6개 리스사가 인가받아 새로 설립됐다. 이진설 경제수석·이용만 재무장관시절엔 은행 증권 보험사가 각각 1개씩 설립인가를 받았다.
검찰은 6공때 금융기관 인허가과정에서 수십억원씩의 비자금이 노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6공당시 「금융계의 황제」로 불린 이원조 전의원이 인허가과정에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 부문의 수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의원과 함께 노씨 비자금 조성의 「3인방」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김전경제수석에 대해서도 금융기관 인허가과정에서 뇌물창구역할을 담당했는지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당시 경제규모나 여건등을 고려할 때 과연 대대적인 금융기관 설립이 타당한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으며 금융기관 설립과정에서 상당액의 뇌물이 고위층에게 전달됐다는 소문도 있었다. 당시 금융기관 인허가 자체가 이권이었으며 이때문에 인허가비용은 20억원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기도 했다. 특히 89∼90년사이 설립된 신설 생명보험사들은 인가를 받아내기 위해 재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져 인가과정에서 특혜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해당 금융기관들은 인허가과정으로 검찰수사가 확대된데 대해 『당시 금융기관의 인허가는 정부의 금융산업개편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번 비자금파문의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은 물론 리스사 보험사들의 과열경쟁과 부실화현상에 따라 이들의 합병이 금융계의 새로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6공 당시 금융기관을 우후죽순격으로 인가해준 것은 무리였다』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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