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공세 맞대응 여권 압박/양김 회동·공조지속여부 미지수국민회의와 자민련이 21일 여권의 대선자금 공개를 위한 야권공조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비자금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국민회의의 신기하, 자민련의 한영수 원내총무는 이날 비공개 회담을 갖고 김영삼대통령 대선자금공개 촉구결의안 공동발의, 여권이 제기한 중·대선거구제 반대등 두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여기에 「필요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김대중김종필 총재의 회동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같은 양당의 공동전선구축은 한마디로 두김총재의 처지와 이해관계가 상당부분 일치하는데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여권의 정국대처방식이 궁극적으로 두김 배제에 초점을 맞춘 세대교체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 두 김씨가 인식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여권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김대중 총재는 물론 그동안 관망자세를 유지했던 김종필 총재 역시 여권의 칼날이 곧이어 자신에게 날아들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체감하기 시작했다는 얘기이다.
양당의 공조는 일단 여권에게는 무시못할 압박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대중 총재의 20억원 수수에 따른 상처를 만회하기 위해 결정적 반격소재를 찾는데 전력을 기울여온 국민회의와 여권의 대선자금 내역을 알고있다고 주장하는 자민련의 「결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이라 할수 있다.
또다른 관심사항은 두김총재의 회동성사 여부이다. 국민회의측은 최근 중진들을 내세워 자민련측과 막후접촉을 갖고 회동시기와 구체적 의제에 대한 조율을 시도하는등 두사람의 회동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다만 자민련이 신중한 반응을 보여 가시적인 진척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자민련의 구창림대변인은 이날 『두분의 회동이 오늘 내일중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넓게 열려있다』며 수용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여권의 대야공세, 특히 자민련에 대한 태도가 두김회동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는 뜻이다.
정치권일각에는 회동이 성사될 경우 이는 단지 여권의 대선자금공개를 촉구하는 의미외에도 향후 정국의 큰 흐름을 바꿔놓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시말해 두사람의 첫만남은 다른 정치현안에까지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두김씨의 회동을 김종필 총재의 지론인 내각제개헌에 대한 양자의 협력가능성과 연결짓는 다소 성급한 관측이 대두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면 이같은 시각은 역으로 두사람의 공통된 정국상황인식에도 불구, 무조건적 회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양당총무가 공조의 의제를 대선자금문제로 제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양당내부에는 공조가 계속 순항할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라는 견해도 적지않다. 당장 국민회의내에서 자민련과의 연대에 따른 당 이미지 훼손등 부작용을 우려한 반대론이 상당하고 자민련도 김대중총재의 20억원이 못내 부담스러운 눈치이다. 더욱이 자민련이 국민회의가 불참을 선언한 선거법개정 실무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변수여서 공조가 중도에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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