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간 권력투쟁 픽션으로 그리기도「국가속의 국가」로 그동안 장막에 가려있던 구소련의 국가안보위원회(KGB)활동을 다룬 서적들이 최근 러시아에서 잇달아 출판돼 베스트셀러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이들 책들은 KGB 출범의 배경과 이면사, KGB가 태동후 미중앙정보부(CIA)등 각국 정보기관들과 벌이는 첩보전, 요원들의 영웅적인 활동상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KGB서적은 요인경호를 담당하는 KGB 제9국을 오랫동안 지휘했던 미하일 도쿠차예프 소장이 쓴 「모스크바, 크렘린 아호라바(경비)」. 지난달 첫 선을 보인 이책은 초판으로 3만5,000부를 찍었으나 주요 서점은 물론 지하철 가판대에서도 판매 호조를 보여 곧 재판 인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모스크바」는 스탈린 흐루시초프등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국내외 요인들을 경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KGB요원들의 활동상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특히 소련과 관계를 가졌던 주요국가 혹은 정상들에 관한 비화들을 다루고 있어 관심을 끈다. 윈스턴 처칠 전영국총리가 2차세계대전의 종전문제를 논의했던 얄타회담에서 아르메니아산 브랜디를 맛본 뒤 죽을때까지 매년 아르메니아산 브랜디를 수입해 먹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또 모스크바 주재 독일 대사관측이 헬무트 콜 독일총리에게 구소련의 공중화장실 실태를 보여주기위해 모스크바 야로슬라블역으로 데려가는 바람에 KGB요원들을 당황케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또 미국과 구소련이 고 안드레이 사하로프박사의 석방문제를 둘러싸고 벌였던 자존심 싸움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스탈린이 생전에 무려 396명의 정예 KGB요원을 동원해 벌였던 모스크바 아파트및 다차(별장) 3곳의 경비작전도 흥미롭다.
KGB 창설및 초기활동 과정을 다룬 「고르호브나야 2번가의 비밀」과 「볼쇼이 돔의 안팎」은 KGB출신의 바실리 베레슈코프가 쓴 책으로 앞의 것은 레닌과 제르진스키등이 반혁명의 움직임을 사전에 분쇄할 정보기관(체카)의 창설을 결정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까지 우여곡절을 기록하고있다. 또 「볼쇼이 돔의 안팎」은 KGB전신인 체카의 본부가 모스크바로 옮겨간뒤 기존의 레닌그라드파와 모스크바파간의 권력투쟁을 픽션형식으로 그리고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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