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중수부장 계단서 브리핑 소동/통제풀린 연희동 점차 정상회복○…노태우 전대통령 수감후 첫 휴일인 19일 서울구치소는 전날보다 훨씬 적은 수의 보도진만 자리를 지키고 방문객의 발길도 끊겨 한산했다. 서울구치소는 공휴일에는 서울 경기 충청지역 면회객들의 방문을 금지하며 그외 지역의 면회객에게도 물건차입은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구치소 직원들은 전직대통령의 수감에 따른 경호와 보도진의 취재공세로 일반업무는 손도 못대고 있다고 전했다.
수감 이틀째인 이현우 전경호실장은 독거실(독방)에서 성경등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관들은 이전실장이 식사를 깨끗이 비우고 숙면하는등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으나 종일 말이 없어 불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사착수 한달째인 이날 대검청사는 노씨의 구속수감으로 수사의 한 고비를 넘긴 때문인지 김기수 총장등 검찰수뇌부가 대부분 출근하지 않아 모처럼 한산했다. 그러나 안강민 대검중수부장과 이정수 수사기획관등 중수부 수사팀은 대부분이 정상출근, 이번주부터 시작될 이원조 전의원, 김종인 전청와대 경제수석, 금진호 민자당의원등의 조사에 대비했다. 이날 검찰은 노씨 사건이 터진뒤 한달째 행방이 묘연했던 이전의원의 소재를 파악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에따라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이미 이씨와 간접적으로 접촉해온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안중수부장은 이날 하오 문영호 중수부2과장, 박상길 3과장, 김성호 서울지검특수3부장등 비자금 수사팀전원을 불러 1시간 30분가까이 회의를 가져 관심이 집중됐다. 안부장은 『무얼 그렇게 장시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총정리하고 앞으로의 수사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혀 이번주부터 시작될 이전의원등에 대한 수사방침을 정했음을 시사했다. 안부장은 이날 평소와 달리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며 수사브리핑없이 퇴근, 잠시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안부장은 수사팀과의 회의가 끝난뒤 중수부장실에서 나와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퇴근하려다 뒤따라간 기자들이 브리핑을 요구하며 동승하자 결국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7층부터 계단을 따라 1층까지 걸어내려가면서 일문일답을 나누었다.
○…비자금파문 한달을 맞은 연희동은 노씨 구속수감후 일반인의 통행및 차량제한이 완화되는등 점차 정상을 되찾고 있다.
거의 매일 1백여명 가까이 몰려 취재에 열을 올리던 보도진도 이제 10여명 정도만 남아 가족들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경호원들도 신문을 보거나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등 얼마전까지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보도진과 경비경찰로 호황을 누렸던 주변식당에도 손님이 뚝 끊겼다.<박진용·김경화·윤태형 기자>박진용·김경화·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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