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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쏘는 스타일도 유행따라 바뀐다(할리우드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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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쏘는 스타일도 유행따라 바뀐다(할리우드 통신)

입력
1995.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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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모방범죄」 등 뉘어들고 쏘는 법 확산/“오만·무차별성 표현”… 실제론 엉터리 자세최근들어 스릴러나 액션영화의 주인공들이 총을 똑바로 들지않고 지면과 수평이 되게 옆으로 뉘어들고 쏘는 새 경향이 생겼다.

상영중인 스릴러 「모방범죄」(원제 Copycat)에서 여형사로 나오는 홀리 헌터는 사격연습장에서 총을 뉘어 연발사격을 한 뒤 만족의 미소를 짓는다. 이 영화의 감독 존 아미엘은 『헌터의 그같은 사격자세는 그가 맡은 영화속 인물의 오만과 냉정한 자제력을 육체적으로 보여주는 표현방법』이라고 설명했다.

1903년 에드윈 포스터가 만든「대열차강도」에서 주인공이 카메라를 향해 정면으로 총질을 한 후부터 지금까지 영화속의 총은 인물의 성격을 묘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 존 웨인은 목표물을 제대로 겨냥하지도 않고 총을 뽑아 쏴댔다. 요즘 유행하는 수평사격도 웨인의 사격과 마찬가지로 총을 쏘는 자의 냉정성과 엄격한 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영화학자들은 말한다.

최근들어 주인공들이 수평사격을 하는 영화들로는 「데스페라도」와 「세븐」「평상시의 혐의자들」이 있다. 이같은 경향은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유행은 무엇보다도 멋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뉴욕에서 사격지도를 하고 있는 대렌 륭은 『그같은 사격자세는 한마디로 말해 바보천치들이나 취할 자세』라면서 『총은 옆으로 뉘어 쏠 경우 무기가 안정상태를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영화속 수평사격의 효시는 93년 개봉된 흑인 형제감독 휴즈의 「사회에의 위협」이다. 이 영화에서 흑인우범지역에 사는 10대 주인공이 식품점을 털면서 수평사격으로 한국인 주인을 살해한다. 휴즈형제는 이같은 자세는 직접 목격한 강도사건에서 빌려왔다고 말하고 『우리는 그것이 멋있어서가 아니라 보다 사실적이고 신경질적이며 무차별적이어서 이용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영화속 갱의 사격스타일이 실제 거리갱의 폭력스타일의 지침이 되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흑인우범지역인 뉴욕 사우스브롱스에서 랩 음악잡지를 편집하는 로닌 로는 『영화와 현실간에는 인과 관계가 있다. 로버트 데 니로가 나왔던 「좋은 친구들」에서의 이탈리아 갱의 총격살인 스타일이 실제 거리갱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박흥진 미주본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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