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광주비엔날레가 오늘 막을 내린다. 지난 두달동안 한국미술사상 가장 큰 잔치답게 자그마치 1백60여만명의 관람객이 비엔날레행사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한국 미술계의 역량이자 예술을 사랑하는 국민의 에너지라고 할 것이다. 이 열기만으로도 일단 「한국미술 세계화의 기폭제」였다는 등의 평가에 공감을 하게 된다.광주비엔날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지방화시대를 맞아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첫 대규모 국제적 문화행사인데도 이처럼 많은 관람객이 예향에 취했다는 것은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할 것이다.
문화행사의 성패가 관람객 수에 달린 것은 아니더라도 이 성황은 한국미술발전의 밑거름이자 자산이다. 게다가 행사수입이 전시운영비 77억원을 웃도는 흑자를 기록한 것은 광주비엔날레의 전망을 밝게 해줄 뿐 아니라 문화행사도 잘하면 흑자를 낼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앞으로 문화행사의 지방개최에 커다란 자극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
짧은 준비기간으로 인한 운영미숙과 참가작품의 기대에 못미친 수준등은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장 시급한 것이 광주비엔날레의 성격을 정립하고 작품의 수준을 더욱 높이는 일이다. 베니스등의 비엔날레와 구별짓기 위해 제3세계의 젊은이를 포용하려는 전략이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권위있는 국제미술제전으로 관심을 끌게 하는데 더 주력했어야 했다. 본전시작품의 80%를 설치미술이 차지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망라하지 못했다는 평도 있다. 외국인 관람객이 2만명선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 준다.
국제미술제전을 개최할 수 있는 전문인력부족의 해소도 앞으로의 과제다. 이 때문에 작품의 진열 및 해설 홍보등에 어설픈 점이 많았다. 전문요원의 양성이 다음 비엔날레 성공의 필수조건이라는 인식에서 요원양성을 서둘러야 한다.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나치게 부대행사에 치중, 본말이 전도된 것도 곰곰이 되씹어야 할 점이다. 대중가요쇼등 각가지 행사에 밀려 행사 주체인 미술이 그 빛을 흐렸다. 전시장이 박람회장처럼 되어버려 차분하게 작품을 감상할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것이 공통된 평이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광주비엔날레가 국민의 문화욕구를 부추기고 균등한 지방문화발전의 계기가 되는등 한국미술의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큰 소득이다. 앞으로 이같은 가능성을 발판으로 광주비엔날레가 국내 및 지방행사로 전락하지 않도록 전통과 개성을 확립하는 것이 이를 세계적 미술제전으로 키울 수 있느냐의 관건이자 과제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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