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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업무중단 나흘째… 사상 최장/백악관­의회 양보없는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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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업무중단 나흘째… 사상 최장/백악관­의회 양보없는 대치

입력
199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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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임시지출법 거부/상무장관 방일도 취소/깅리치 “사감도 개입” 고백예산안을 둘러싼 빌 클린턴 행정부와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의 팽팽한 힘겨루기로 초래된 미연방정부의 일부 업무중단사태가 16일(현지시간) 사흘째를 돌파하며 사상 최장을 기록하고 있다.

○…상원은 이날 하원이 전날 통과시킨 법안과 유사한 임시지출법안을 60대 37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사태를 정상화하기 위해 내달 5일까지 정부가 정상 예산의 60%를 지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까지 취소하며 전의를 다진 클린턴 대통령은 이를 승인할 경우 공화당 예산정책을 수용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거부권을 행사, 타협 가능성을 또 일축했다. 행정부는 20일로 예정된 론 브라운 상무장관의 방일일정도 취소시켰다.

그러나 하원은 이날 전체 13개분야로 나뉘어진 예산법안중 2,430억달러에 달하는 국방예산법안을 270대 158로 통과시켰다. 클린턴 대통령은 앞서 교통, 에너지, 농업등 3개분야의 예산집행안에 서명, 26만명의 「비필수」직원에 영향을 미칠 이 법안까지 받아들이면 80만명이던 연방공무원 무급휴가자수는 절반으로 줄며 업무도 부분 재개될 전망이다.

○…이번 대립의 바탕에는 양측 수장인 클린턴 대통령과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의 개인 감정싸움이 깔려 있어 타결이 더욱 어려울 전망. 리언 파네타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깅리치와 보브 돌 상원 원내총무가 라빈 이스라엘총리 장례식 참석 당시 자신들을 대통령 전용기 뒤쪽 좌석에 배정한데 불만을 품고 예산문제에서 초강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깅리치 의장은 비행기탑승 25시간동안 클린턴 대통령이 예산안에 대해 협의할 것을 기대했으나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이번 사태의 배경에 자신의 개인감정이 개입됐음을 솔직히 시인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옹졸하지만 오히려 인간적이지 않느냐』며 양해를 구했다. 백악관도 이에 질세라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깅리치의장과 담소하는 사진을 공개하는등 맞대응. 뉴욕의 데일리 뉴스지는 이날 깅리치를 기저귀를 차고 우유병을 든채 우는 어린애로 묘사하며 『클린턴이 뒷좌석을 줘 이 애가 정부를 폐쇄시켰다』고 비아냥.

○…깅리치 의장의 뒤에는 이른바 「성난 백인청년세대」로 불리는 73명의 공화당 소장파의원들이 있으며 이들이 「예산혁명의 홍위병」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 지난해 11월 선거를 통해 입문한 이들 초년병들은 정치적 타협보다는 국민과의 약속인 균형예산안을 실현해야한다는 혈기로 강경자세를 선도한다는 것.

○…행정부와 의회간 대립으로 정부가 폐쇄된것은 지금까지 5차례나 있었으나 사흘을 넘기기는 이번이 처음. 모두 공화당의 레이건 행정부 당시 일어났던 일로 86년 10월 이틀간 끈 것이 지금까지 최장 기록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예산 고갈로 부분 폐쇄된 적은 4차례에 길게는 5일을 끈 적이 있으나 연휴기간을 끼고 시행해 별 영향은 없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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