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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정상 「농산물」타결로 화기애애/APEC 정상회의 임박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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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정상 「농산물」타결로 화기애애/APEC 정상회의 임박 표정

입력
199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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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리셉션서 “비자금관련 법앞 만인평등”/일 언론들 노씨구속·클린턴 불참등에 더 관심○여행카드 협조 부탁

○…김영삼 대통령은 17일 하오 숙소인 로열호텔 사쿠라실에서 호주의 폴 키팅총리와 개별정상회담을 갖는 것으로 나흘간의 오사카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회담장에 미리 나온 김대통령은 키팅총리가 들어서자 반갑게 인사를 교환했으며 키팅총리가 호주측 배석자를 소개하자 공로명(공노명)외무장관과 한이헌 경제수석 등 우리측 배석자들을 키팅총리에게 소개했다.

30분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과 키팅총리는 APEC에서의 협력방안과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방안등 공동 관심사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은 그동안 농산물 수입개방의 예외를 인정하는 문제를 놓고 농산물 수입국과 수출국으로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으나 APEC 각료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원만한 타협을 본 후여서 두 정상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간 교역과 투자를확대하는 방안을 집중 협의했다.

두 정상은 APEC 창설을 주도했던 양국이 이번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키팅총리는 특히 이번 회의에서 아태지역 기업인 교류촉진을 위해 사증대신 APEC 기업인 여행카드(APEC BUSINESS TRAVEL CARD) 도입을 제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김대통령의 협조를 구했다.

○교민들에 설명·격려

○…김영삼 대통령은 17일 하오 오사카 미야코호텔에서 일본에 살고있는 교민 1천2백여명을 초청해 리셉션을 베풀고 최근의 국내사태와 한·일관계등에 대해 설명한뒤 이들을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6시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리셉션장에 들어서서 박수를치며 환영하는 교민들과 악수를 나눈뒤 연단에 올라가 노태우씨 부정축재사건등 최근의 국내사태와 한·일관계 조국의 발전상및 유엔방문소감 남북관계 재외동포정책 등에 대해 자세하게 소신을 털어놓았다.

김대통령은 특히 노씨 사건과 관련, 정경유착근절과 정치자금 수수 단절약속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고 연설도중 교민들은 10여차례 박수로 답례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 법앞에 만인이 평등하고 성역이 있을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며 『나는 오직 역사와 대화할 뿐이며 내 스스로 고독한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며 결연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김대통령은 『취임이후 군사정권시대에 누적된 한국병을 몰아내고 세계 속에 당당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변화와 개혁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특히 검은돈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실명제와 부동산 실명제를 도입했으며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공직자 재산등록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또 『깨끗한 정치, 돈 안쓰는 선거를 실현하기 위해 선거법을 비롯한 관련법률을 개정하고 34년만에 전면적인 지방자치제를 실시했다』며 『바로 이런 개혁의 결과로 한국사회는 자신의 병을 스스로 발견하고 고칠 수 있을만큼 튼튼해졌다』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 『광복 50주년, 국교정상화 30주년이 되는 올해가 두나라의 불행했던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발전을 위한 노력이 더없이 요구되는 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한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일부 정치인이 역사왜곡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며 이런 일이 또다시 되풀이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앞서 신용상 민단중앙단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 재일교포들은 일본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보람을 오늘 김대통령과 자리를 함께하면서 느끼게 됐다』며 감격어린 목소리로 김대통령의 오사카 방문을 환영했다.

이날 리셉션에는 공식수행원과 김태지 주일대사 김세택 오사카총영사를 비롯해 공관직원 민단 지방본부 간부 그리고 일본 전역에서 온 교민들이 참석했다.

○…제3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8개 회원국 정상및 대표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APEC 정상회의 보다 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수감과 클린턴 미대통령 불참소식에 관심을 쏟았다.

요미우리(독매) 산케이(산경)등 일본 언론들은 16일 하오 APEC 정상회의 취재를 위해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오사카 로얄호텔에 도착하자 한국측 프레스센터로 몰려와 노씨 구속수감과 이에 대한 한국기자들의 반응을 취재하기에 열을 올렸다.

일본 언론들은 프레스센터 입구에서 우리측 기자들을 붙잡고 『전직대통령 수뢰와 구속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우리측 기자들은 대부분 『불행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언급 이외에는 별 말이 없었다.

APEC 행사 지원을 나온 오사카 총영사관 직원과 우리측 수행원들은 이 모습을 보고 『참으로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곳 신문들은 17일자에서 APEC 회의 소식보다는 노씨 수감을 일제히 1면톱으로 올려 18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APEC회의에서도 노씨 축재비리사건은 국제적으로 나라망신을 시켰다.

○…김영삼 대통령은 오사카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상오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서울공항을 떠났다.

공항 출국행사는 국민의례 출국인사등이 생략된채 김대통령이 붉은 카펫 위를 걸어가 공군특별기에 탑승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승용차에서 내린 김대통령은 환송나온 이홍구총리내외와 김기재 총무처장관, 한승수 대통령 비서실장, 야마시타 신타로(산하신태랑) 주한 일본대사등 5명과 차례로 악수하고 3군의장대를 사열한 뒤 도열병 앞을 통과해 특별기에 탑승했다. 민자당 고위당직자등 40여명이 출영나오던 예전 행사와는 대조적이었다.

의전관계자는 『김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순수한 회의 참석을 위한 것으로 국빈방문이 아니기 때문에 환송식이 간소해졌다』며 『이는 문민정부에서는 처음으로, 6공당시에도 한 차례 있었으나 그때는 환영인파가 동원돼 오늘처럼 조촐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오사카=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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