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대통령 나온 마을 자긍심 무너져 허탈”/“실형뒤 사면말고 비리대가 꼭 받도록” 주문도노태우씨가 구속되던날 대구시민들은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받아야할 대가는 당연히 치러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대구 동구 신룡동 노씨생가 주변 주민들은 그동안 대통령을 배출한 마을이라는 자긍심이 여지없이 무너졌다며 허탈해했다.
주민 김창대(67·동정자문위원)씨는 『처음에는 재산을 반납하고 속죄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엄청난 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보니 미운 감정만 앞서고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며 울분의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씨가 실형을 받은 뒤에도 사면해선 안된다는 시민의 소리도 높다. 국민과 역사앞에 지은 죄값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를 뼈아프게 일깨워 주어야한다는 것이다.
노씨 사저가 있는 대구 동구 지묘동 팔공 보성아파트 주민 박용권(31·회사원)씨는 『지난해 83평형 대형아파트 2채를 5억원대에 구입, 내부를 아파트 가격과 맞먹는 비용을 들여 불법으로 개조하는등 위화감을 조성하더니 결국 검은돈이었다』며 『대통령을 지냈다고 적당히 사면하지말고 일반인과 똑같이 죄과에 상응하는 형벌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 시민들은 또 전직대통령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계기로 모든 진실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 정치 경제 등 사회전반이 새로 태어나는 전환을 맞게되기를 기대했다.
임철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것은 대구와 국가의 망신이지만 한편으로는 민주·선진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노씨는 속죄하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밝히고 겸허한 자세로 처벌을 감수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재야단체들은 노씨 구속으로 5·18 문제가 묻혀서는 안된다며 5·18특별법제정을 위한 운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야단체 10여명은 이날 상오 노씨의 아들 재헌씨가 위원장으로 있는 민자당 대구 동구을 지구당 사무소앞에서 『재헌씨는 대구시민의 명예를 위해 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민자당에 대해서도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더이상 짓밟지말고 재헌씨를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5·18특별법 제정과 노씨 구속을 촉구해온 민주주의민족통일 대구경북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선자금 공개, 친인척비리 철저수사, 5·18 특별법제정을 위해 내주부터 다시 결의대회를 여는등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대구=정광진 기자>대구=정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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