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장기수·가택연금 신세/베네수엘라 페레스10년형 선고받고 가택연금/파나마 노리에가강제퇴진뒤 40년형 복역중/일본 다나카4년형 선고받고 상고… 사망/페루 가르시아해외도피로 재산동결 조치「부패권력자는 반드시 심판 받는다」 세계 각국의 부패지도자들이 재임시절의 부정축재혐의로 사법처리된 사례들은 권력이 달콤함 이상의 날카로운 가시가 돋쳐 있는 「면류관」임을 실감시킨다. 권력에 대한 민중의 통제력이 약한 후진국에서는 퇴임 지도자가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례가 오히려 희귀할 정도다.
살바도르 호르헤 블랑코(69) 전 도미니카공화국대통령은 도미니카 역사상 국가원수를 지낸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철창신세를 졌다.
85∼86년 대통령을 지낸 블랑코는 88년 재임시절의 직권남용혐의로 단죄돼 징역 20년과 1,600만달러(128억원)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블랑코는 대통령 재직시절에 군장비의 75%를 자신과 유착관계에 있던 2개 회사로부터 실제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구매, 차액을 챙긴 혐의다. 그는 88년 항소심 공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현직대통령의 비리에 대해 폭탄선언을 하겠다고 위협,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육군참모총장출신의 후세인 에르샤드(50) 전 방글라데시대통령은 82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가 90년 사임했으나 91년 부패와 뇌물수수혐의로 13년형을 선고받고 지금도 복역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살인혐의까지 추가됐다.
81년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에르샤드는 아불 만수르라는 육군소장이 지아울 라만 당시 대통령을 살해한 직후 의문사하는 혼란을 틈타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만수르의 미망인이 13년만에 남편을 죽인 범인이 에르샤드였음을 고발함으로써 정권찬탈을 위해 부하장군을 살해한 에르샤드의 만행이 탄로나게 됐다. 토도르 지브코프 전 불가리아대통령은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실각한 후 2,400만달러(172억원)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고 소피아근교에 가택연금돼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72) 전 베네수엘라대통령은 93년 5월 환차익으로 1,750만달러(140억원)를 챙긴 혐의로 기소돼 10년형이 구형됐으며 지난 5월부터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다.
마누엘 노리에가 전파나마 실권자는 마약밀매등으로 수십억달러를 외국에 빼돌린 것이 문제가 돼 미국 정부에 의해 강제퇴진당한뒤 미국으로 압송되어 실형 40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 일본총리는 4년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인 93년 12월 사망, 공소기각 처리됐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대통령도 86년 20년간의 독재끝에 미국으로 망명했으나 88년 10월 필리핀정부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미국연방법원에 기소됐다가 1년만에 사망했다.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망명을 한 전직 국가원수들에게 궐석재판을 실시한 경우도 있다.
페루 역사상 전직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재판에 회부된 알란 가르시아(46) 전 페루대통령은 부정축재에 대한 검찰의 수사망이 점점 좁혀오던 92년 콜롬비아로 도피했다. 페루정부는 그를 기소한 후 국제체포영장 발부와 함께 국내외 소유재산에 대한 동결조치를 취했다.
베티노 크락시(61) 전 이탈리아총리는 83년부터 87년까지 사회당정부 총리를 지냈으나 지난해 밀라노지방법원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 수사팀이 수사에 착수하자 튀니지로 달아났다. 그는 궐석재판에서 18년형을 선고받았다.
「부패왕국」 이탈리아에서는 크락시를 포함 모두 5명의 전직총리가 부패혐의를 받고 있는데 아르날도 포를라니(70) 전총리도 수뢰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고 줄리오 안드레오티, 치리아크 데미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등 3명의 전직총리가 부패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이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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