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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내 미군폭탄테러 배경·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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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내 미군폭탄테러 배경·의미

입력
1995.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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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민주 왕정 비호” 반미 감정 분출/91년후 처음… 회교원리주의단체 소행추정/대정부 미 입김 증대·신식민지화 경향 반발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미군 테러사건은 미국의 아랍 전초기지격인 사우디도 더이상 반미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80년대 중동 전역에서 미군기지와 민간인들을 겨냥한 아랍인들의 테러가 빈발했지만 친미성향이 강한 사우디에서 미목표물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한 것은 91년이후 처음이다.

미국인 사망자 5명을 포함, 6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한 이번 테러의 배후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사건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걸프의 호랑이들」 「회교변혁운동」등 사우디내 반정부 회교원리주의 단체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있을 뿐이다. 다만 이번 사건의 범행동기에 관한한 관측통들의 분석은 맥을 같이 하고있다. 즉 미국과 사우디정권의 밀착관계에 대한 반정부세력의 불만이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반정부세력들은 범세계적인 민주변혁의 대세속에서도 전근대적 왕정을 고수하고 있는 사우디의 정치적 퇴행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돌려왔다. 미국이 중동지역을 그들의 영향권 아래 두기 위해 사우디 왕정을 비호하고 이들의 권력남용,인권유린등 전제적 통치행태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의 비호에 안주해 온 사우디는 민주화의 「무풍지대」이다. 지난 32년 건국이래 의회나 정당이 존재해 본 적이 없다. 성문 헌법도 없이 국왕이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절대권력을 향유해왔다. 82년 즉위한 파드국왕이 걸프전이후 93년 국민여론을 수렴한다며 각계 대표 60명으로 자문평의회를 구성했지만 그 활동은 유명무실하다.

「민주주의의 수호」라는 미국 외교원칙도 사우디에만은 예외인 것이다. 1,650억배럴의 석유매장량과 세계원유생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사우디에 친미정권을 유지하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은 걸프전 승리이후 이라크의 침략으로부터 지켜준 대가로 사우디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라크와 리비아등 반미국가를 제어하기 위해 사우디와 쿠웨이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사우디에만 최근 수년간 근 500억달러에 달하는 전투기와 함정등 군수물자를 팔아왔다. 또 걸프만 주둔 군사력중 상당수를 사우디에 주둔시키고 있다. 때문에 사우디내부에선 『미국이 사우디를 신식민지화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져왔고 이같은 반미감정이 이번 테러로 폭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사우디의 반미·반정부세력이 바로 회교원리주의세력이라는 점에서 현재 아랍 전지역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회교원리주의 바람이 사우디에서도 거센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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