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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강택민 주석 역사적 방한/한·중 새협력시대 활짝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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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강택민 주석 역사적 방한/한·중 새협력시대 활짝 열린다

입력
199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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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문제 등 거시적 논의/국제무대 연대강화도 관심의제/김 대통령­강 주석 5번째 회담 “개인적 신뢰감 돈독히”13일 중국 국가원수로서는 역사상 처음 방한한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은 14일 김영삼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단독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을 갖는다.

김대통령과 강주석의 회담은 이번이 5번째다. 강주석의 방한자체가 한·중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정치적 의미를 갖는 만큼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나 회담의 분위기는 이제까지와는 사뭇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양 정상은 경제문제등 구체적인 현안보다는 보다 거시적이고 전반적인 차원에서 한반도 안보상황 및 주요 국제정세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안보문제에서 양 정상은 국가 차원에서의 한·중 신뢰관계 뿐만 아니라 인간적 신뢰도를 심화·확대하는데 큰 비중을 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한·중 양국 최고지도자가 돈독한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동 인식을 굳히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양 정상은 이러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양국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심화시키기 위해 깊이있는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전체제에 머무르고 있는 한반도 상황을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한 기본원칙과 이에 따른 중국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큰 비중으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강주석은 평화체제 전환시까지는 현 정전협정이 유효하다는 점과 남북 당사자 및 관련국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정상회담후 공동기자회견등을 통해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정상회담에서는 동북아지역의 정세를 포함한 주요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의 기틀을 다질 것이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중·미·일·러등 주요국간의 양자적 또는 다자적 차원의 협력문제에 대해서 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즉 한·중간의 양자적인 협력차원을 넘어서 양국 공동관심사의 지평을 동북아 및 세계로 넓혀 나가려는 것이다. 또 강주석은 공동기자회견과 국빈만찬 답사, 또는 국회연설등을 통해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피력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세계무역기구(WTO),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등 정치·경제를 망라한 국제무대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는 문제도 양 정상의 관심 사항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96∼97년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에 선출됐기 때문에 상임이사국인 중국과는 앞으로 북한문제등에 있어 보다 전략적인 협의를 해야 할 위치에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WTO 가입, APEC 정상회담에서의 농산물시장 개방압력 공동대처 문제등도 실질적인 현안에 속한다.

양국간에 급속하게 확대·발전되고 있는 경제협력 문제도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분야이다. 양 정상은 이미 산업협력위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항공산업, 고선명 TV, 전 전자교환기(TDX)등 5개분야 이외에 추가적인 협력분야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고태성 기자>

◎재계 “호재 놓칠라” 안절부절/총수들 비자금파문에 공개석상 나서기 꺼려/“이 기회에 중국 인맥잡자” 접촉채널은 풀가동

재계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이라는 수렁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으면서도 장쩌민(강택민)중국주석의 방한이라는 최대 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계는 「21세기 최대시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중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그동안 갖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냉전시대에는 홍콩을 통해 중국과의 교역을 늘려나갔고 수교후에는 직교역과 현지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 대우등 몇몇 그룹들은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든다는 전략아래 여러 현지법인을 관리할 지주회사를 설립하는등 중국투자전담반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 현대 선경등도 중국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중국을 노크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계 관계 군부등 주요 세력권과의 인맥형성이다. 「인맥없이 비즈니스없다」는 말은 중국관련 상사원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금언으로 통하고 있다.

재계는 강주석 방한에 기대가 아주 컸다. 중국최고 통치자의 방한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어서 중국인들의 대한관이 보다 개선될 것이고 특히 강주석의 방한에는 요로의 실세들이 대거 수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그룹들은 공식·비공식 수행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었으나 그룹총수들의 심기가 아주 불편한 상태여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노씨사건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은 실정』이라며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외국기업인이 중국에서 강주석을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만나더라도 면담시간이 몇십분에 불과하다. 그런 강주석이 4박5일이나 한국에 머무르는데도 우리 기업인들은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

그렇다고 노씨사건을 피해갈 수도 없는 입장이다. 「역사청산」의 의미를 갖고 있는 노씨 축재비리사건을 어물쩍 넘어가려 할 경우 더 큰 화를 당할 수도 있다. 재계는 칼을 쥐고 있는 정부당국이 어떤 구상을 갖고 노씨사건을 전개시켜 나갈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며 당분간 죄인이 된 심정으로 근신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다. 자의건 타의건 간에 노씨의 부정축재를 도운 그룹총수들로서는 공개석상에 나가는 것 자체를 쑥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주석의 산업시찰 일정이 당초계획보다 축소조정된 것이나 기업이 주관하는 「화려한 만찬」이 기대했던 것보다 적어진 것도 노씨사건 때문이다.<이백만 기자>

◎강 주석 영접 현대·삼성에 낙점/공장시찰 등 총수가 안내… 단독면담 계획도

장쩌민(강택민)중국국가주석 영접을 위해 한동안 치열했던 재계의 물밑경쟁은 대표주자인 현대와 삼성의 낙점으로 결말이 났다. 나머지 기업들은 비자금 파문을 넘어서지 못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중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방한하는 강주석이 방한기간에 둘러보는 산업현장은 삼성전자의 기흥반도체공장과 울산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15일과 16일 2일간 진행되는 산업현장방문에는 이건희 회장과 정세영 회장 등 그룹총수들이 직접 나서 공장시설 안내를 맡는 것은 물론 단독면담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25억달러규모의 대중투자계획을 발표한 삼성, 자동차부품 상용차공장등을 중심으로 중국진출을 노리는 현대 모두 덩샤오핑(등소평)이후의 실력자로 자리를 굳힌 강주석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강주석의 기업체방문에는 당초 대우의 부평자동차공장, LG의 청주전자공장, 선경의 울산 유공공장등 4∼5개 그룹이 거론됐으나 마지막 일정조정과정에서 비자금파문으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우측은 강주석이 15일밤 대우계열인 경주 힐튼호텔에 여장을 풀 예정이어서 이튿날 조찬형식으로 김회장과의 단독면담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14일 낮으로 예정된 경제4단체 초청 오찬자리를 주목하고 있다. 나머지 강주석단독영접에 실패한 그룹들의 입장에서는 간접적으로나마 강주석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전경련회장인 선경의 최종현 회장을 비롯, 이춘림 현대종합상사 회장 이경훈 대우비서실 회장 성재갑 LG화학사장 안종원 (주)쌍용사장 손경식 제일제당 회장 등이 재계대표로 참석한다.<이재열 기자>

◎공항 약식 환영행사후 숙소직행/강 주석 방한… 서울·북경 표정/의전·경호 2∼3중 점검에 청와대 등 분주/출국땐 이붕총리 등 당·정·군요인 대거참석

○…13일 하오 전용기 보잉 747기로 서울공항에 도착한 강주석 내외는 공로명 외무장관 황병태 주중 한국대사등의 영접을 받고 간단한 도착행사를 가졌다. 문동석 외무부의전장과 장팅옌(장정연) 주한중국대사가 기내로 올라가 강주석을 영접했는데 이 자리에서 강주석은 중국 어린이 2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뒤 비행기를 내려 공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공항 도착행사는 공식 환영행사가 14일 청와대에서 예정돼 있기때문에 예포발사, 의장대 사열없이 약식으로 치러졌다.

○…강주석의 역사적인 방한을 맞는 청와대와 외무부 관계자들은 강주석 도착에 앞서 의전및 경호상황을 최종 점검하는등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외무부는 특히 주한 중국대사관의 장팅옌대사등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하면서 공항도착, 숙소로의 이동및 투숙과정의 편의제공을 사전 점검했다. 강주석의 경호를 담당할 우리측 경호직원들은 이날 도상으로 경호상황을 면밀히 점검한 뒤 숙소인 신라호텔의 보안상황도 이중 삼중으로 확인하는등 어느때보다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강주석이 2박3일동안 묵게될 신라호텔 22층 프레지덴셜 룸은 사마란치 IOC위원장,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등이 머물렀던 최고급 객실. 하루 숙박비만도 4백30만원이다. 1백10평 규모인 이 방은 비서실과 회의실 식당등이 갖춰져 있고 전용 객실요원이 24시간 서비스한다. 호텔측은 강주석 일행이 묵을 40여개 객실에 대해 특별 시설점검을 실시하고 환경안전팀을 24시간 가동시키는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주한 중국대사관측은 전 직원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 영접준비 상황을 점검하느라 대사관 개설이래 가장 부산한 하루를 보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과 각종 한중 교류단체들의 관심도 대단해 대사관 전용전화가 하루종일 불통일 정도로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중국대사관 공보처 관계자는 『강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교류가 경제 뿐 아니라 정치·문화등 각 방면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중구 명동 중국대사관에 이웃해 있는 한성화교협회등 화교기관들은 대부분 타이완계여서 강주석 방한을 애써 외면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성화교소학교 한성화교중·고교등 교육기관은 이날 대부분 정상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화교 실업인들은 『앞으로 한―타이완관계가 더 소원해 지는것 아니냐』며 한중관계의 진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고태성·고재학 기자>

○…장쩌민(강택민)중국 국가주석의 한국방문 환송식이 13일 하오 3시20분(한국시간 4시20분)베이징(북경)인민대회당 베이다팅(북대청)에서 거행됐다.

이날 환송식에는 리펑(이붕)총리, 리뤼환(이서환)정협주석, 류화칭(유화청)등 중국의 당·정·군 주요인사 20여명과 한국측에서 주중 한국대사관 이광동 공사 부부, 일본대사 부부등이 참석했다.

강주석은 3시20분께 양장차림의 부인 왕예핑(왕야평), 방한 공식수행단 10여명과 동쪽문으로부터 베이다팅에 입장, 도열해 있던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특별한 행사없이 5분여만에 환송식을 끝냈다.

강주석은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인민대회당 사무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곧바로 공항으로 나가 한국으로 향했다.

환송식이 열린 인민대회당에는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을 비롯, 내외신기자 50여명이 나와 환송식 장면을 취재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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