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흐름에 따라 재계의 판도를 좌우하는 「황금의 알」도 달라진다. 요즈음 우리 재벌그룹들이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그룹의 명운을 좌우하는 것은 시장에서 값이 입증된 「황금의 알」이다. ◆70년대 오일쇼크시대에는 석유가 「검은 황금」으로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했다. 불모의 사막으로 알려졌던 중동이 하루 아침에 세계의 보고로 현란한 변신을 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국은 머리대신 주로 땀을 팔긴 했어도 중동붐에 참여, 오일 머니의 환류를 그런대로 이용했다 하겠다. ◆90년대중반기인 오늘날에는 반도체산업이 단연 각광을 받고있다. 이번에는 우리 기업들이 주역의 하나로 역동성을 보이고 있어 한국경제의 성장을 말해주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은 94년기준으로 미국과 일본이 각각 41.4%, 40.5%를 차지, 우뚝하지만 로직(논리)반도체가 아닌 반도체 메모리(기억)제품시장에서는 한국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12.5%로 세계1위이고 이어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각각8,10위를 차지해 한국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일의 반도체제조업체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들 3사의 올 순익이 괄목할만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부문만 세전순익이 2조5천억원이 될 것이라 했고 LG전자와 현대전자등도 각각 1조, 1조2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출상품의 평균이익률이 5%미만의 극히 저조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이윤이다. ◆때문에 이들 3사는 의욕적인 신·증설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는 98년까지 한국과 미국등에 총 3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산업은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IBM, NEC, 도시바(동지), 히다치(일립), 후지쓰(부사통)등 세계적 기업들과의 대결전장이다. 미국의 메릴린치증권보고서가 때마침 과당설비투자에 의한 불황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건넜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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