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연방 영구추방 경고등 압력속/서방돈줄 석유금수조치엔 난색인권운동가 9명을 처형한 나이지리아 군사정권의 폭거를 규탄하는 국제 사회의 비난 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마침 뉴질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영연방 52개국 회의에서 영연방의 리더인 영국의 존 메이저총리는 12일 나이지리아에 대한 무기 수출 전면금지를 발표했다. 영연방 회원국들은 전날 나이지리아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킨 데 이어 나이지리아 군정이 2년 안에 인권 및 정치 상황을 개선시키지 않으면 나이지리아를 영연방에서 영구 추방키로 이날 결정했다.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대한 무기 금수 및 나이지리아 관리의 미국 방문 제한 조치를 취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안도 모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나이지리아 군부에 실질적 위협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나이지리아 군부의 공포 정치를 중단시킬 가장 위력있는 수단은 이 나라의 돈줄인 석유 수출을 막아버리는 것이지만 현재 이를 검토하려는 나라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산 석유의 절반을 수입하는 최대 고객 미국은 석유 금수를 제외한 「핵심없는」제재안만 발표했다. 나이지리아 석유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셸, 엘프등 다국적 석유 기업들도 나이지리아 인권 상황 때문에 이 나라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6위의 산유국이며 아프리카 대륙 원유의 3분의 1이 이 나라 땅에 묻혀 있다. 이 나라의 부와 정권 안보는 석유를 떼놓고 말할 수 없다. 사니 아바차 장군이 이끄는 현 군사정권도 다국적 석유 기업들에 석유 개발권을 쥐어주고 거기서 나오는 돈을 챙기고 있다. 1954년부터 시작된 이들 외국 석유회사들의 무분별한 석유 개발로 유전지대인 나이지리아 남부의 환경은 쑥밭이 되다시피 한 상태다.
나이지리아 군부는 국제 사회의 비난을 내정간섭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93년 쿠데타로 집권한 아바차는 지금까지 수차례 민정 이양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그는 반대자들을 가차없이 처단해왔으며 전직 대통령 올루세군 오바산조도 쿠데타 기도 협의로 군사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지난달 국제 사회의 도움으로 다른 40여명의 반정부 지도자들과 함께 감형된 바 있다.
국제 사회가 도덕론자들의 이상대로 움직이지 않는 한 아바차의 공포 정치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소리만 요란할 뿐 실제로 아프지는 않은 매질로 그를 굴복시킬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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