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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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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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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후반 중국에 문혁 돌풍이 한창일 때 마오쩌둥(모택동)은 색다른 운동 하나를 폈다. 「결혼혁명」. 번잡하고 돈많이 드는 전통혼례를 간소화하는 것이었다. ◆인민들은 한동안 이를 혁명식이라 부르면서 가족끼리만 모여 다과로 혼례식을 대신한 적이 있다. 이때 식탁에는 해바라기씨 담배 사탕 다(차)가 주로 올랐다. 지금도 중국에는 예식장이 따로 없다. 식당이나 강당에서 하객이 모여 음식을 들며 신랑 신부를 축하한다. 다만 일부 대도시에서 서양식을 흉내내거나 혼수로 냉장고 VTR등 비싼 전자제품을 마련해 서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온 중국교포들이 제일 먼저 놀라는 것으로 3가지를 꼽는다. 많은 차량들, 돈 씀씀이 그리고 화려한 결혼식. 얼마전 「윤달을 피해야 한다」며 뚝 끊겼던 결혼식이 지금 전국 곳곳에서 러시를 이루고 있다. 도시의 유명예식장은 야간에도 의식을 치른다. 11월 한달동안 서울에서만 6천여쌍, 연말까지 1만여쌍이 예약되어 있고 피크는 성탄절전후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어느 사이엔가 혼인특수품값이 뛰어 당사자들을 당황케하고 있다. 양복 한벌에 1백30만원, 드레스 2백만원, 식장 꽃장식 2백만원, 신부화장비 50만원, 사진값 1백만원은 보통이다. 지난봄에 비해 20% 정도 올랐다는 것이다. 하객들의 축의금도 마찬가지다. 3만원은 빈약하고 5만원은 보통이 되어 버렸다. ◆최근의 한조사는 요즘 신세대들의 75%가 「결혼후 따로 살겠다」고 하고 있고, 부모들 역시 45%가 이를 희망하고 있다. 그래서 새살림터전마련에 목돈이 들어 「아들은 6천만원, 딸은 3천만원」이란 말에 「최소한」이란 형용사가 붙게 됐다고 한다. 이러다간 우리에게도 결혼혁명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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