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우호증진 한반도 안정 기여”/중자원·농업개발 양국 공동참여 바람직/평화협정 남북한 등 당사자 협의로 마련을/등소평 아직 건강… 개혁·개방 꾸준히 추진오는 13일 한국을 공식방문하는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베이징(북경) 인민대회당에서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회견을 가졌다. 인민대회당 푸젠(복건)청에서 이날 하오 3시부터 시작된 강주석과 한국특파원들과의 회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약 30분동안 계속됐다. 검정색 싱글차림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강주석은 특유의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기다리고 있던 20명의 한국 특파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을 한뒤 회견을 시작했다.
다음은 회견내용의 요약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가질 역사적인 한중정상회담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사항은 무엇인가.
『중한 수교 이래 모든 분야에서 상호협력이 만족스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양국간에는 현재 주요 현안이 없다. 김영삼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 심화, 확대하는 문제와 공동관심을 갖고 있는 국제문제들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다. 중한 양국은 아시아에서 중요한 국가로 선린우호관계 발전이 양국과 양국인민의 공동이익에 부합되며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도 유리하다. 이번 방문이 이를 위해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내년부터 오는 2000년까지 계속되는 제9차 5개년계획(9·5계획)과 관련,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및 참여를 보다 확대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중국의 9·5계획과 2010년까지의 장기발전계획에 한국기업이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가 적지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국기업들이 기회를 잡아 무역과 경협에 적극참여, 양국 경제발전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한중국방장관회담의 정례화와 군고위인사의 상호방문등 군사교류 및 협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은.
『지금 중한관계발전은 확대되고 있으며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각 분야의 수요와 가능성에 따라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어느 분야에서는 선후의 차별에 따라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다』
―북한은 한반도 안보체제와 관련, 정전협정의 무효를 선언한데 이어 미국과 북한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정전협정 당사국인 중국은 정전협정이 계속 유효함을 밝히고 있는데 만일 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로 정전협정체제가 평화협정체제로 전환될 경우 중국은 한반도 안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지난 몇십년동안 한반도정세에는 큰 변화가 이루어져 왔다. 중국은 관계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다.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방안을 찾기 전까지는 정전협정이 계속 유효하다. 관계당사자들이 협상을 통해 평화협정체제를 구축하는데 합의하는 것을 희망하며 지지한다』
―러시아는 최근 북한과의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중 전쟁 발발시 자동개입조항을 협정체결 당시와 현재의 정세가 달라졌다는 점을 들어 삭제키로 결정했다. 중국과 북한간에 체결된 중조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도 내년으로 만료가 되는데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중조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은 쌍방이 각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어느 특정분야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중조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을 유지하는 것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유리하다고 본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21세기는 식량과 자원이 세계경제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강주석께서는 이미 산업협력으로 실질경협의 차원을 높여가고 있는 한중 양국이 21세기를 대비, 자원공동개발과 농업협력등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은 갖고 있는지 밝혀달라.
『21세기에 들어서면 자원과 농업발전이 경제발전에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풍부한 농업자원 및 노동력을 갖고 있으며 농업부문에서 일부 첨단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상호보완성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양국 관계자들이 자원공동개발과 농업협력을 위해 좋은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와 함께 중국도 핵실험을 실시, 이웃 동북아국가들로부터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은 특히 중국의 핵실험이 북한의 핵무기개발과 일본의 핵무기 잠재력 개발의도를 자극할까 걱정하고 있다. 중국의 핵실험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국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데 대한 강주석의 견해는 무엇인가.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소량의 핵무기는 자위를 위한 것이지, 어느 국가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또한 동북아국가들에 위협을 주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내년말까지 회담을 통해 핵실험전면금지조약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조약이 발효된 뒤에는 핵무기 전면 금지 및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덩샤오핑(등소평)선생의 건강은 아직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어떤가. 또한 강주석을 중심으로 확립된 중국의 제3세대 지도체제는 앞으로 국정의 추진에 어떤 구상과 목표를 갖고 있는가. 일부에서는 개혁·개방의 수정을 예상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등동지는 지난 8월 91회 생일을 유쾌하게 보냈으며 지금은 건강하다. 등동지를 중심으로한 1세대는 중국적 특색을 지닌 사회주의를 건설했고, 우리는 이 노선을 계속 견지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기회 포착 ▲개혁 심화 ▲개방 확대 ▲발전 촉진 ▲안정 유지의 목표와 「중국적 특색을 지닌 사회주의」 건설 이론등에 입각해 개혁 ·개방과 현대화노선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다. 개혁 ·개방과 사회주의 시장경제건설은 지도부의 일치된 입장이며 동시에 인민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러나 실제상황에 따라 필요한 정책을 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강주석 방한 의미/경협 넘어 동북아문제까지 협의/수교 3년만에 국가원수 첫방문/중,북한 족쇄 탈피 독자외교 행보
장쩌민(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이 중국의 국가원수로서는 최초로 오는 13일부터 방한하게 된데 대해서는 무엇보다도 역사적·정치적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92년8월의 양국수교 이후 3년이 지나 이루어지는 것일 뿐 아니라 중국 건국이후로도 최초임은 물론이다. 양국간에는 그동안 지난해 3월의 김영삼대통령 방중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 참석등을 계기로 모두 4차례의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강주석의 방한으로 양정상이 다시 만나게 됐다.
김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강주석의 답방이 방중 1년9개월만에야 어렵사리 성사된 것은 북한을 의식한 중국측의 정치적 부담때문이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즉 「북한의 유일한 후견인」으로 인식될 만큼 정치적으로 북한과 특수관계에 있는 중국으로서는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한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강주석은 90년3월 당총서기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으나 93년3월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아직까지 북한에 가지 않았다. 강주석의 방한은 또 지난해 10월 리펑(이붕)총리의 방한과 올해 4월 차오스(교석)전인대상무위원장의 방한에 이어 이루어지는 것으로, 1년사이에 중국의 최고지도자 3인이 모두 방한하게 됐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강주석의 방한에 대해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중국측도 마찬가지다. 한·중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귀국한 황병태 주중대사는 『중국측도 강주석의 방한을 「세계 정치사적 사건」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측은 이와 관련 중국의 국가주석이 다른 나라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경우가 드물 뿐만 아니라 특히 이번 강주석의 방한은 순방형식이 아닌 단독방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정치적으로는 북한과, 경제적으로는 우리와의 사이에서 유지해오던 등거리정책을 포기한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은 이번 강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대남북한 외교를 독립자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북한과의 특수관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관련, 강주석이 방한기간중 국회에서 연설할 기회를 갖는 것도 사회주의 지도자로선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이다.
이렇게 정치적인 의미가 강조되는 만큼 이번 양국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과거와는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즉 그동안 주안점이 돼온 한·중간의 경제협력 증진차원을 넘어 한반도를 포함한 국제정치상황과 관련된 굵직한 사안들이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는 북한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안보상황은 물론,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대처문제, 동북아 및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정치·경제적 협력문제등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양국사이에 현안으로 남아있는 안승운 목사 납북의혹사건등이 어떤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지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강주석 약력
▲26년 장쑤(강소)성 양저우(양주)에서 출생 ▲상하이(상해)교통대 전기과졸 ▲46년 대학재학중 중국공산당 입당 ▲대학 졸업후 소련 및 루마니아 유학 ▲상하이 전기과학연구소 부소장 ▲66년 문혁때 숙청 ▲76년 복권 ▲83년 전자공업부장(장관) ▲85∼88년 상하이시장 ▲87년 정치국원 및 상하이시당 제1서기 ▲89년 6·4사태 직후 당중앙위 총서기 ▲89년11월 당중앙군사위 주석 ▲90년 중앙군사위 주석 ▲92년 10월 총서기및 중앙군사위주석 연임 ▲93년3월 국가주석 및 당중앙군사위 주석 재선출 ▲부인 왕예핑(왕야평) 사이에 두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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