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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해외사업·자금조달 난관/노씨 축재비리 수사­재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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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해외사업·자금조달 난관/노씨 축재비리 수사­재계 파장

입력
1995.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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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여파” 국가 이미지·대외신용도 동시 추락/총수 나서도 성사난항·바이어들 트집·해외증권 폭락엄청난 파장으로 번져가는 비자금파문으로 국내기업들의 해외사업이 침몰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리가 계속 드러나면서 국가 전체 이미지가 악화된 것은 물론 그룹총수들의 연쇄소환으로 기업의 대외신용도까지 함께 추락, 해외에서의 사업추진과 자금조달이 심각한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관행으로 인정받는 떡값까지 선진국에서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해외사업의 어려움은 우선 총수가 그룹의 중대사를 직접 챙기는 그룹에서 심각하다. 비지니스맨 총수의 표상으로 알려진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은 검찰소환으로 진행중인 두가지 큰 프로젝트의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바로 유럽자동차공략의 거점이 될 폴란드의 FSO사 인수문제와 장쩌민(강택민)중국국가주석의 방한. 그룹의 한 관계자는 『폴란드 현지언론들이 김회장의 비자금 실명전환사실을 보도하면서 인수에 난항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귀국이 늦어질 경우 강주석의 방한 영접도 차질을 빚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회장은 원전수뢰사건 당시에도 자신이 실형을 받을 경우 대외적인 이미지와 자금조달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며 법정에서 눈물을 흘렸던 일화가 있다.

최근 총수가 검찰에 출두한 동아그룹과 한일그룹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0일 리비아대수로 공사추진상황을 점검하고 3차공사의 수주를 위해 리비아를 방문중이던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은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고 일정을 중단한채 7일 귀국했고 미국에서 통신기기합작회사 설립문제를 추진하던 한일그룹의 김중원 회장도 서둘러 귀국해야 했다.

비자금 실명전환으로 재계의 검찰출두 1호를 기록했던 한보의 정태수 회장도 7일로 예정됐던 미국출장을 취소해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유원건설빌딩수주를 현지법인을 통해 간접 추진하고 있는 상태. 비자금사태에 따라 해외에서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뉴욕시장에서 동아건설의 주식예탁증서는 14%, 포철은 18%가 떨어졌고 런던시장의 삼성전자 DR도 11%나 하락했다. 해외투자가들이 비자금사건으로 인한 경제위축을 우려해 한국주식 사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외국바이어와의 수출상담이나 해외전시회등도 비자금의 소용돌이를 비켜갈 수 없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한 관계자는 『내년도 수출가격결정을 위한 바이어와의 상담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걱정』이라면서 『벌써부터 내한하는 바이어들과의 상담이 괜한 트집으로 난항을 겪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이재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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