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사법처리 수위조절 작업” 등 소문/회사측선 “파 공장 인수 워낙 큰 사안” 강조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은 안들어오는 것일까, 못들어 오는 것일까.
검찰의 잇단 출두요청에도 불구, 폴란드에 머물고 있는 김회장의 귀국이 계속 늦어지자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항간에선 『김회장이 고의로 시간끌기작전을 펴면서 검찰출두를 기피하고 있다』『김회장이 다른 재벌총수들보다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에 연루정도가 커 사법처리정도를 놓고 정부와 물밑협상을 진행중이다』라는 등의 소문과 추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검찰도 김회장의 출두지연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우그룹측은 이에 대해 『귀국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회장이 폴란드에 체류하고 있는 것은 현지 자동차공장 인수문제를 매듭짓기 위해서이며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귀국, 검찰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공장인수가 검찰소환보다도 중요한 일인가』라는 지적에 대해 『워낙 큰 프로젝트이며 자칫 잘못하면 그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우그룹측에 의하면 지난 8월 폴란드정부와 국영자동차제조업체인 FSO사를 인수, 2001년까지 11억달러를 투자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최근 현지에서 각종 변수들이 돌출, 김회장이 직접 마무리작업을 진두지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우선 지난 5일 실시된 폴란드대통령 1차선거결과에 따라 폴란드정부의 공기업민영화방침 및 노조의 경영참여요구수준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자동차관련 법규개정 ▲폴란드화폐의 가치하락 ▲투자기준화폐의 선정등 미묘한 현안들이 남아 있어 총수차원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우측은 『FSO를 인수하면 이미 현지공장이 설립된 체코 루마니아를 포함, 2000년까지 동유럽에서 약 50만대의 자동차생산이 가능하다. 향후 대우의 유럽자동차시장공략에 FSO는 절대적 중요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 GM사와 치열한 경합끝에 따낸 FSO를 마무리단계에 와서 놓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FSO는 13개 조립·부품공장과 2만1천여명의 종업원을 보유하고 있는 폴란드 제 2의 자동차생산업체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비자금사건에 대한 정부입장이 확고하고 다른 총수들도 모두 소환되는 마당에 김회장이 검찰출두를 기피할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안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못들어오는 것」임을 새삼 강조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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