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력이 안되면 기력으로 싸우죠”서울대 경영대 기우회 회장인 노태권(25)군은 요즘 바둑기보를 탐독하느라 정신이 없다. 91학번으로 복학생인 노군이 최근 들어 부쩍 바둑에 몰두하는 이유는 한 가지. 당대 최고수인 이창호 7단과의 대국이 5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군은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놓칠수 없다』며 『비록 6점 접바둑이지만 이기고 말겠다』고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노군과 이7단의 대국은 이달 14일 하오 2시 서울대 경영대에서 「경영대 기우회」 창립기념으로 마련된 프로기사 4명과 서울대학생 20명과의 다면기 중 하나다.
프로기사들이 대학을 찾아와 아마추어 동호인들과 대국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초청된 기사들도 이 7단을 비롯, 유창혁 6단 양재호 9단 최규병 7단등으로 한국바둑계를 대표하는 쟁쟁한 기사들이다.
대국은 초청기사 1명이 학생 5명과 동시에 바둑을 두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현격한 기력차이를 감안해 2급은 4점, 6급은 9점을 접어주고 시작한다.
이때문에 「경영대 기우회」회원들은 『운만 따른다면 프로기사를 이길수도 있다』는 희망섞인 예상을 하고 있다.
이번 대국이 성사되기까지는 경영대 김성기(48)교수의 노력이 컸다. 한국기원과 친분관계가 돈독한 김교수는 지난달 28일 노군의 부탁을 받고 이7단과 유6단의 섭외에 성공했다.
초청대국료는 비밀. 다만 최종태(56) 경영대학장이 동문들로부터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군은 『지난 6일 선착순으로 20명을 모집했는데 공고가 나붙자마자 17명이 신청했다』며 『이제는 대국에서 이기는 것만 남았다』고 자신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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