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비서진 대거대동 출발삼성/사무실출근 신문 보는등 여유LG/리비아서 급거귀국 진술 대비동아/갑작스런 소환 준비없어 당황대림/건강문제 들어 하루연기 요청현대/오늘 소환 그룹들 “크게 걸릴것 없다… 떳떳이 출두할것”이건희 삼성회장등 6명의 재벌총수가 8일 검찰에 소환된데 이어 정주영 현대명예회장 박용곤 두산회장등 7명의 총수가 9일 출두할 예정이다.
재계는 주요그룹의 총수들이 본격 소환된 8일 『50여그룹이 모두 소환될 것』이란 검찰주변의 얘기에 바짝 긴장. 이날 총수가 검찰에 출두한 삼성 LG 동아등은 오히려 소환통보를 받은 7일의 충격에서 벗어난 분위기였으나 소환통보를 받지 않은 다른 그룹들이 오히려 더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림 한일 동방유량등의 총수도 이날 하오 출두했다.
일부 중하위그룹들은 『큰 그룹들과 함께 소환당하는 것이 낫다』며 애써 여유를 갖기도. 특히 이날 하오들어 『나중에 소환되는 그룹이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아직 소환통보를 받지 않은 그룹들이 오히려 초조해하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8일 그룹본사에 출근하지 않고 한남동자택에 모인 비서진들을 대거 수행, 상오10시께 대검찰청에 출두. 이회장이 소환조사를 받는 동안 현명관 실장등 비서실 임직원 10여명이 대검청사에 남아 대기.
○…구자경 LG그룹명예회장은 이날 상오8시께 여의도 트윈타워 사무실에 출근, 조간신문을 읽고 약 1시간동안 그룹 법률고문 및 임원들과 함께 미리 준비해둔 검찰 답변자료를 훑어본뒤 대검청사로 출발. 구명예회장은 이날 하오5시45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왔는데 비교적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차에 올라 성북동 자택으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LG그룹은 거침없고 직설적인 의사표시를 잘하는 구명예회장의 답변내용과 형식, 발언수위등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후문.
○… 현대그룹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건강문제를 들어 소환을 하루 연기해주도록 검찰측에 요청, 일단 시간을 번 뒤 이번 검찰의 기업인소환에 대한 진의를 파악하는 한편 소환에 대비해 점검. 현대측은 건강이 좋지 않은 정명예회장 대신 정세영 회장을 대리출석할 수 있도록 검찰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룹종기실과 비서실을 중심으로 「곤혹스런 외출」에 따른 대책을 숙의했다.
○…리비아 출장중이던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은 7일하오 급거 귀국한뒤 서울 장충동자택에서 이종훈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비자금파문과 관련한 사태전개과정을 보고받고 검찰에서 진술할 사항을 준비. 그룹관계자들은 최회장이 해외에서 20여일을 보내다 부랴부랴 귀국했기 때문에 시차적응이 제대로 안돼 「효율적인」 진술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
○…대림그룹은 8일하오 검찰이 갑작스럽게 이준용 회장을 소환하자 『현재까지의 소환과 다른 의미가 있지 않느냐』면서 크게 당황하는 모습. 이회장은 이날 상오까지 전혀 이에 대한 대응을 지시하지 않아 소환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듯. 특히 계열사인 서울증권사장이 이날 하오 소환되자 이유를 알아보느라 분주한 모습.
○… 대우와 롯데등 총수의 부재로 검찰소환에 응하지 못하고 있는 그룹들은 대응방안에 대해 외국에 나가있는 회장과 수시로 협의하는등 대책을 마련중이지만 총수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는 분위기. 특히 회장과 전혀 연락이 안되고 있는 동부그룹은 『오히려 사태가 악화될 지 걱정』이라며 전전긍긍. 롯데도 『신회장의 건강이 안좋아 당장 귀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본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석원 쌍용그룹고문을 비롯, 박용곤 두산 조석래 효성 이동찬 코오롱 장치혁 고합 박건배 해태회장등은 8일하오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고 모두 9일상오 떳떳하게 출두하겠다고 밝혔다.
○…쌍용그룹측은 소환대상이 김석준 회장이 아닌 김고문으로 밝혀지자 모양갖추기 소환일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다지 긴장하지 않는 분위기.
○…두산그룹 관계자는 『6공시절 특혜를 받은 적이 없고 「성금」도 거의 내지않아 당초 소환대상에 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30대그룹이 모두 소환되는 의례적인 절차로 보고 소환에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산은 원래 정치와는 담을 쌓아 크게 성장하지 못했지만 세파에 시달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효성그룹도 검찰소환이 통과의례가 아니겠느냐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 특히 조회장이 나서는 성격이 아닌데다 6공동안 별다른 사세확장이 없었기 때문에 조회장의 소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룹관계자는 『효성은 오히려 80년대초 매출순위 9위에서 현재 17위로 떨어질만큼 침체를 겪어왔다』고 밝혔다.
○…코오롱도 비교적 담담한 표정. 그룹관계자는 『6공시절 이권사업에 개입된 적이 없지만 모든 대기업 총수를 소환키로 한 검찰방침에 따라 이미 마음의 준비는 한 상태』라며 『임직원들은 담담한 심정으로 검찰소환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합그룹도 검찰의 출두요청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룹관계자는 『6공때도 그룹의 주력업종인 섬유사업을 꾸준히 해왔을뿐 눈에 띌만한 사업확장을 한 바 없다』며 『떡값제공 여부를 묻기 위한 소환조사가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해태그룹은 「빅4」의 총수들이 이미 소환됐거나 소환요청을 받아둔 상태라는 점에서 맞을 매는 미리 맞는게 낫다며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분위기. 그룹관계자는 『인켈과 바텔등을 인수하며 전자 정보통신분야등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라며 『6공때는 기업확장이 없었다』고 밝혔다.<이종재·이재열·유승호·남대희 기자>이종재·이재열·유승호·남대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