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전경련 발언 파문 염두 “조심 또 조심”주요그룹들이 검찰에 소환되는 총수의 입을 「단속」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검사와의 일문일답과정에서 무슨 말을 할지 검찰청사 앞에서 보도진들이 던지는 질문에 어떤 반응을 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수의 발언내용과 특정사안에 대한 발언수위에 따라 총수의 신상과 그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는 사실을 잘 아는 그룹의 실무자들은 예기치 않은 발언으로 인한 파문이 없도록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8일 검찰에 소환된 일부그룹의 총수들은 소환되기전까지 주요 임원 및 고문변호사등과 검사의 예상질문을 놓고 도상연습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검찰로 향하는 총수의 뒤에는 그룹의 주요 핵심임원이 바짝 따라붙어 총수를 보호했다. 검찰청으로 향하는 차안에서도 핵심임원들이 검찰에서의 답변방법과 내용들을 수차례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당수 그룹의 총수와 핵심임원들도 다른 일을 제쳐놓고 답변자료와 방법을 점검하는 일에 전념했다.
주요그룹의 총수들은 대부분 거침없이 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험이 풍부하고 견문이 넓은만큼 화제도 다양하고 아는 것도 많다. 상대방이 어떻게 유도하느냐에 따라 예상치 않은 엉뚱한 답변이 나올 수 있고 이때문에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이같은 이유로 주요그룹의 홍보나 대외담당 임원들은 총수와 외부인사와의 면담때 총수의 발언내용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기자들과의 간담회나 회견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도 예측불허의 발언이 나올까봐 걱정해서다. 말끝에 자칫 외부에 알려서는 곤란한 내용등이 담길 경우 뜻하지 않은 파란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베이징(북경)발언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선경그룹이 최종현 회장의 전경련발언이후 곤란한 입장에 처했던 것등이 그 예다.
검찰에 소환된 삼성 LG 동아등 주요그룹의 총수들은 소환통보를 받은 이후 그룹내 핵심임원진들과 예상질의, 질의방식, 답변방법, 답변내용, 일정 사안에 대한 답변수위등을 세세히 적어 실제상황과 같이 연습하고 대응방법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그룹의 경우 검사를 대신한 임원진의 날카로운 추궁까지 실연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수소환에 특히 많은 신경을 쏟은 삼성그룹은 이회장의 검찰소환때 엄주혁 홍보담당이사를 대동시켜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이회장을 돕도록 했다. LG그룹은 김동인 상임법률고문등에게 구자경 명예회장의 검찰소환을 준비토록했고 동아그룹은 최원석 회장이 검찰에 출두하기전 이종훈 기조실장과 유정현 전무를 현장에서 대기토록 하는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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