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항공 「F16」 자체생산 성공/기아자 아산만 제2공장 준공식/쌍용그룹 성곡미술관 준공행사/현대자 「현대 클래식 골프대회」/참석인사 등 축소… 증시도 불안감 확산재계가 「비자금 한파」로 얼어붙었다. 제품개발과 공장건설을 마무리한 기업들의 「축제성 행사」가 잇따르고 있으나 그룹총수들의 검찰소환이 시작되면서 어느 때보다 썰렁한 잔치가 되고 있으며 증권시장도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드는등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7일 재계에 의하면 삼성항공이 4년여의 개발작업끝에 차세대 전투기 F16의 자체 생산에 성공, 이날 상오 경남 사천비행장에서 축하행사를 개최했으며 기아자동차도 9일상오 아산만 제2공장의 준공식을 갖는다. 이밖에도 9일 쌍용그룹이 성곡미술관 준공행사를 개최하고 현대자동차는 세계유명 골퍼들이 참가하는 「현대 클래식 골프대회」에 앞서 그룹 내외 인사들을 초청, 친선골프대회를 개최하는등 축제분위기의 행사가 잇따르고 있으나 재계의 냉랭한 분위기때문에 참석인사가 축소되는등 잔치가 시작도 안된 것 같은 분위기다.
삼성항공 행사의 경우 당초 김영삼대통령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자금사건 파문이 불거지면서 이들을 포함한 중요인사들이 참석지 않기로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이건희 그룹회장마저 불참, 행사장은 맥이 빠져 썰렁한 모습이었다.
더욱이 이 사업은 노태우전대통령 재직시 의혹사업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어 4년여의 각고를 거쳐 개발한 제품을 축제분위기 속에서 선보이려고 했던 회사관계자들을 침통하게 했다.
기아그룹 역시 지난 80년대 중반이후 계속돼온 대규모 투자사업의 완결을 의미하는 아산만 제2공장의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비자금파문으로 행사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박장관은 기아의 행사에도 초청됐으나 불참키로 했으며 초청장을 받은 30대그룹 경영인 중에서도 참석을 통보해온 사람은 거의 없다.
그룹총수의 무더기 소환은 여의도 증권가에도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비자금파문의 조기수습으로 주가 1,000포인트 재진입을 기대하는등 주식활황을 바라던 일반투자자들은 비자금파문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것을 우려,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다. 낙관론이 우세하던 증권전문가들의 주가전망도 비관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7일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한때 10포인트 가까이 빠지는 급락국면을 보였다.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작전에 나서 주가의 추가하락을 막기는 했지만 증시전체에 확산되는 불안심리를 막지는 못했다.
특히 이날 검찰에 소환됐던 동부 진로 한일그룹 주가들이 그룹총수소환의 직격탄을 맞은 듯 가격이 떨어졌다. 무조건 팔고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하락종목만 600개 이상 쏟아졌다.
투자자들은 다음 소환될 기업이 어떤 기업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업의 총수가 검찰에 소환될 경우 주가하락은 불가피하다고 판단, 마치 매를 맞는 차례를 기다리는 초조한 심정으로 검찰수사의 향방을 지켜보고 있다.<이종재·김병주 기자>이종재·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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