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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스위스 방문일정 “아리송”/비자금 해외도피설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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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스위스 방문일정 “아리송”/비자금 해외도피설 주변

입력
1995.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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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방문·이태진씨 수행 배경 등 관심/“소영씨 20만불 UBS은 인출분” 더 의혹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89년 11월 24일부터 나흘간 스위스를 비공식 방문했다. 노씨는 당시 독일, 헝가리, 프랑스를 국빈 또는 공식방문한뒤 스위스에 들렀다. 노씨는 스위스에서 영국으로 간뒤 미국을 거쳐 귀국했다. 노씨가 조성한 막대한 비자금의 일부가 스위스은행에 은닉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수사의 손길은 노씨의 89년 스위스 방문배경에도 미치고 있다. 특히 노씨는 귀국길에 미 시애틀에서 하루를 묵었다.이때 노씨는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살던 딸 소영씨 부부를 만났다.노씨가 스위스 은행에서 인출한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외무부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노씨의 스위스방문을 전후한 공식·비공식 일정및 수행원명단등의 자료를 검찰에 넘겨줬다.

검찰은 특히 당시 공식·비공식 수행원 또는 수행경제인이 노씨의 비자금 은닉에 관련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노씨 부부를 수행한 친인척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비자금 조성및 관리에 깊이 연루돼 있는 이현우 전경호실장과 김종휘 전외교안보수석이 공식 수행원에 포함돼 있다. 또 은행에 비자금을 은닉시킨 장본인인 이태진 전경호실 경리과장도 경호원의 자격으로 노씨를 수행했다. 당시 최호중 외무장관, 한승수 상공장관, 이상희 과기처장관, 노재봉 정치담당특보등이 공식 수행원이었다. 경제인으로는 유창순 전전경련회장과 조중훈 대한항공회장이 수행했다.

노씨의 스위스 방문이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당시로서도 방문을 둘러싸고 몇가지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씨의 스위스 방문은 애초부터 불요불급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스위스 방문은 유럽순방을 위한 출국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결정됐다. 이 때문에 외무부 직원들이 방문자료를 만드는데 애를 먹었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의 증언이다. 스위스 일정만 보아도 그렇다. 노씨는 수도인 베른으로 가지 않고 레만호 근처의 로잔에 머물면서 들라무라즈 당시 스위스대통령과 사마란치 IOC위원장을 만났을 뿐이다. 스위스대통령은 임기 1년의 윤번제 대통령으로 실권이 없다. 스위스대통령은 로잔으로 와 노씨를 만났다. 로잔은 새로운 국제적인 비밀금융 중심지로 부상되고 있는 제네바와 자동차로 1시간 거리다. 노씨는 로잔에 3박4일을 머무는 동안 3일째에는 일체의 공식일정을 갖지 않았다.

노씨는 유럽순방을 마친뒤 미 시애틀에 들러 딸 소영씨 부부를 만났다. 소영씨 부부가 90년 2월부터 미국내 11개 은행에 분산예치시켜 말썽이 났던 문제의 20만달러도 이때 전달됐을 의혹도 짙다. 소영씨 사건을 담당했던 샌프란시스코 연방검사는 이 돈이 UBS라는 스위스은행으로부터 인출됐음을 확인한 바 있다. 또 소영씨 남편의 차안에서 발견된 돈묶음띠도 스위스 은행의 것으로 확인됐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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