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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박재갑 서울대 암연구센터소장(홈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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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박재갑 서울대 암연구센터소장(홈 닥터)

입력
199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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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양서 발전,만성땐 항문암 생기기도/조기 수술하면 부작용 없이 완치 가능항문주위가 아프고 고름이 나온다는 남자환자(63)가 병원에 찾아왔다. 환자는 35년전 똑같은 증세를 겪었는데 30년전 민간요법을 받은 적이 있을 뿐 의사를 찾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1개월전부터 항문주위의 통증이 훨씬 심해지고 고름이 많이 나오더니 요즘엔 피가 섞이고 항문주위에 단단한 혹같은 것이 만져진다고 했다. 진단결과 치루였다. 혹의 조직을 떼내 검사한 결과 암도 발견됐다. 암이 매우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항문제거수술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치루는 항문 속에서 생긴 염증이 항문주위로 터져나와 형성된다. 항문이나 직장에 안구멍(내공)이 있고 항문주위 피부에 바깥 구멍(외공)이 있어 튜브모양의 관이 이 두 구멍사이를 연결한다. 이 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치루의 첫단계는 항문주위의 농양으로 항문부위가 심하게 아프며 열이 나고 오한이 동반된다. 농양은 간혹 저절로 터지면서 통증이 가라앉기도 한다. 그러나 병원을 찾아 고름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문부위에 생긴 대부분의 농양은 치루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희귀하기는 하지만 만성치루에서 항문암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치루를 수술하는 방법은 고름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상당수 환자는 항문에 칼을 대면 수술후 대변을 보는 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수술을 꺼려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수술법이 발달하고 항문전문의들이 많아지면서 대부분의 치루수술은 합병증없이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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