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MBC 「세상엿보기」(TV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MBC 「세상엿보기」(TV평)

입력
1995.11.07 00:00
0 0

◎핵심 비켜간 「비자금 풍자」 아쉽다/곁가지로 언급 시사코미디의 비판기능 놓쳐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이 온 국민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안겨주면서 TV 시사 코미디프로의 존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촌철살인식의 반어법적인 풍자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시사코미디가 때로는 직설적인 분노보다 더 큰 공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TV의 유일한 시사코미디프로인 MBC 「세상엿보기」는 10분이란 짧은 시간안에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며 함축성있는 웃음을 끌어내 왔다. 그러나 최근 비자금문제를 다룬 「세상엿보기」는 핵심을 비켜간 웃음으로 시사코미디의 비판적 기능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우선 비자금사건이 우리 사회에 일으킨 파장을 이 프로가 정면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2일의 지난주 방송분에서는 「체형에 맞지않는 학교 책걸상 문제」를 다루면서 비자금문제를 곁가지로 언급했을 뿐이다.

신문사 편집국을 배경으로 한 코너 「마감 1분전」에서 기자(김서라 분)는 편집장(김형곤 분)에게 『비자금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대사관으로 가겠다』고 한다. 『비자금은 비자와 관련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엉뚱한 이유 때문이다.

또 편집장은 무능한 시사만화가를 닦달하며 비자금문제를 다룬 일간지들의 시사만화를 보여주는 식으로 이 문제를 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형식에서 새로운 시도로 풀이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 정치비판에서는 소극적인 TV코미디들이 다른 매체를 비판의 도구로 빌려쓰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정치코미디가 인기를 얻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비정상적으로 가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우울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엿보기」는 아직까지 그러한 풍자의 자유마저 완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같아 더욱 우울하게 한다.<김동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